오늘은 1학기 마지막 해부실습날..
카데바의 팔다리를 떼어냈다.
해 보기 전엔 무슨 근거로 그랬는지 해부가 끝나도 시체가 그저 배가 얌전히 열려있는 정도로 원래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거라고 상상했는데, 아니다.
오늘 목표는 팔다리 관절의 구조를 관찰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팔다리 관절 주위의 구조물을 다 잘라내고 관절을 분리해야 한다.
...
백정질이 따로 없었다.
피부와 피부밑 조직은 진작에 다 벗겨냈지만, 그래도 지금까진 근육과 근육 속의 신경 혈관 따위를 보는 중이었기 때문에 너덜너덜하나마 근육이 다 한 쪽 끝은 붙어있는 상태였다... 그것들을 손과 각종 기구를 동원해 떼어내고 뼈가 거의 드러난 상태에서 다시 도구를 사용해 관절을 분리해 내는데... 정말 살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뭐라고 말로 할 수가 없다. 창피해서 자세히 쓰진 않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의 해부실습 상황은 매우 열악한 편인데... 열악한 여건 속에서... 오늘은 마지막 시간이므로 여러가지 뒷정리를 해야 해서 시간도 촉박한데 관절해부를 하려니... 차분히 해부해서 관절의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어쩌는 것은 꿈도 못 꾸고... 정말 백정처럼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뭐하는 짓인가. 정말 소중하게 기증된 시체들인데. 손에 감기는 그녀의 근육들이, 어제 찌개에 잘라넣던 쇠고기 덩어리(어제 그 고기를 잘라 넣으면서 '근막이 많이 달려있군'이라는 생각을 했었다...)의 질감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 나 자신이 더 처참하게 기분나빴다. 정말 형용할 수 없다. 나 자신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인간의 세상에 대해서... 뭐라 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 정말 살고싶지 않았다.
해부실습을 하고 나면 배고픈 것 이상으로 심한 허기가 지고, 기름진 것, 매운 것, 알콜 그런 것들이 먹고 싶어진다. 아마도 상당부분 포르말린 자극 때문인 것 같은데... 카데바 깊은 곳에 간직되었던 '신선한 포르말린'의 증기를 실컷 맡은 오늘은 특히 심했는데, 고기는 정말 먹고싶지 않았다. 한편으론 양상추 한 통을 통째로 우적우적 베어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시원하고 신선한 것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이래저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다섯 친구들과 협의 끝에, 쌈채소를 많이 주기로 유명한 근처 고기집에 가서 고기 3인분, 냉면, 밥을 시켜서 나눠먹었다. 고기는 정말 바라보기만도 힘들었다. 하지만 실습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고기를 못 먹진 않았다. 엄하게, 고기집 가서 순 쌈장에 밥만으로 식사를 마쳤다...
아무튼 아무튼..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고기를 못 먹을 듯하다.
카데바의 팔다리를 떼어냈다.
해 보기 전엔 무슨 근거로 그랬는지 해부가 끝나도 시체가 그저 배가 얌전히 열려있는 정도로 원래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거라고 상상했는데, 아니다.
오늘 목표는 팔다리 관절의 구조를 관찰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팔다리 관절 주위의 구조물을 다 잘라내고 관절을 분리해야 한다.
...
백정질이 따로 없었다.
피부와 피부밑 조직은 진작에 다 벗겨냈지만, 그래도 지금까진 근육과 근육 속의 신경 혈관 따위를 보는 중이었기 때문에 너덜너덜하나마 근육이 다 한 쪽 끝은 붙어있는 상태였다... 그것들을 손과 각종 기구를 동원해 떼어내고 뼈가 거의 드러난 상태에서 다시 도구를 사용해 관절을 분리해 내는데... 정말 살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뭐라고 말로 할 수가 없다. 창피해서 자세히 쓰진 않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의 해부실습 상황은 매우 열악한 편인데... 열악한 여건 속에서... 오늘은 마지막 시간이므로 여러가지 뒷정리를 해야 해서 시간도 촉박한데 관절해부를 하려니... 차분히 해부해서 관절의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어쩌는 것은 꿈도 못 꾸고... 정말 백정처럼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뭐하는 짓인가. 정말 소중하게 기증된 시체들인데. 손에 감기는 그녀의 근육들이, 어제 찌개에 잘라넣던 쇠고기 덩어리(어제 그 고기를 잘라 넣으면서 '근막이 많이 달려있군'이라는 생각을 했었다...)의 질감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 나 자신이 더 처참하게 기분나빴다. 정말 형용할 수 없다. 나 자신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인간의 세상에 대해서... 뭐라 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 정말 살고싶지 않았다.
해부실습을 하고 나면 배고픈 것 이상으로 심한 허기가 지고, 기름진 것, 매운 것, 알콜 그런 것들이 먹고 싶어진다. 아마도 상당부분 포르말린 자극 때문인 것 같은데... 카데바 깊은 곳에 간직되었던 '신선한 포르말린'의 증기를 실컷 맡은 오늘은 특히 심했는데, 고기는 정말 먹고싶지 않았다. 한편으론 양상추 한 통을 통째로 우적우적 베어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시원하고 신선한 것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이래저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다섯 친구들과 협의 끝에, 쌈채소를 많이 주기로 유명한 근처 고기집에 가서 고기 3인분, 냉면, 밥을 시켜서 나눠먹었다. 고기는 정말 바라보기만도 힘들었다. 하지만 실습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고기를 못 먹진 않았다. 엄하게, 고기집 가서 순 쌈장에 밥만으로 식사를 마쳤다...
아무튼 아무튼..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고기를 못 먹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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