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누구나 자기자신이나 자기의 것을 이상화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지는 본능 같은 것인데, 그것이 바로 驕이고 慢이다. 그러나 어떤 본능이든 그렇듯이, 교와 만도 늘 정당한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신의 것을 사랑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기 것이기에 더욱 더 바로 보고 바로 알 필요가 있다. 특히나 무엇이든 터무니없이 우상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발견한 한글에 관한 글이 나를 자극하기에 가져와 본다. 얌전히 가져오지 않고, 말끝마다 토 좀 달아보련다. 이하 글에서 모든 검은 글씨와 그림파일들은 http://www.sciencetimes.co.kr/에서 퍼온 것. 붉은 글씨는 나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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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중국 문자가 될 뻔했다?
세계 공용어로 가장 적합한 언어
▲ 훈민정음 해례본.  ⓒ
요즘 중국어 열풍이 뜨겁다. 조기교육의 중요성 때문인지 중국어 학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중국어를 힘들여 배우지 않아도 될 뻔한 일이 있었다. 과연 그게 어찌된 사연이었을까. 여기서부터 드러나는 필자의 무지! 언어와 문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 사람 주장대로 중국에서 한글을 가져다 쓰게 되었다 하더라도 중국어와 한국어가 다른데 중국어를 안 배워도 된다고? 웃기지 마라. 실제로 웬만한 한국 사람들이 중국어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건 한자가 아니라 성조나 발음이다.

중화민국의 초대 대총통을 지낸 위안스카이는 1882년 임오군란 때 조선에 와서 청일전쟁 직전에 중국으로 돌아간 이른바 조선통이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이 어려운 한자 때문에 문맹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선의 한글을 중국인에게 가르쳐서 글자를 깨우치게 하자고 주장했다.

조선에 머물면서 한글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익히 보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소국의 문자를 쓸 수 없다는 중국 지배층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그 후에도 한글의 우수성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언어 연구에서 세계 최고인 영국의 옥스퍼드대 언어대학은 과학성, 독창성, 합리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에 대해 순위를 매긴 적이 있었다. 그때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문자가 바로 한글이다. 옥스퍼드대에 언어대학이라는 데가 있나? Medieval and Modern Languages Faculty 라는 걸 요렇게 번역한 거라면. 뭐 요 정도는 용서해 주지. 과학성, 독창성, 합리성이 기준이라면 한글이 1위할 만 하다. 왜냐하면, 긴 역사에 걸쳐 '발생'하고 '정착'된 게 아니라, 어느 시대에 일부러 학자들을 모아 창제한 문자는 많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로 한글의 창제에는 당시의 모든 음성학적 철학적 지식이 집약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1996년 프랑스에서 세계 언어학자들이 참석한 학술회의에서는 한국어를 세계 공용어로 쓰면 어떻겠냐는 토론이 오간 적도 있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제어드 다이어먼드 교수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며, 이 때문에 한국이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다는 논문을 1998년 과학잡지 ‘디스커버’ 6월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또다시 무식. 한국어를 공용어로 쓰자구, 웃기고 있네. 이렇게 두루뭉실하고 부정확한 정보만 가지고는 96년에 어떤 언어학자들이 모여 뭔 얘길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이 글의 언급에 가까운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믿어주고 가능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 정도 될 거다.
'프랑스에서 음성학자들이 모여서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음성기호, 로만알파벳 문자를 기본으로 그리스 문자, 자획을 변형시킨 로마자, 각종 보조기호 등을 활용한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영어 발음기호'라고 말하는 기호체계도 여기서 유래한 것.)관련 회의를 했는데, 한글을 활용한 기호체계의 우수성에 대해서 언급이 되었다.'
물론 이것조차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이게 사실이라고 치면 이 일의 발단은 한국인 음성학자 이**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명예교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과연 한글은 왜 그처럼 우수하고 뛰어난 문자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우선 IT의 대표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그 예를 찾아본다.

컴퓨터 자판을 보면 왼쪽에는 자음이 배열되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모음이 배열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는 양손가락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모든 글자를 컴퓨터 화면에서 자유롭게 조합하고 생성할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자판은 겨우 1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것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부터 마치 미래의 정보화 시대를 예견이나 한 것처럼 과학적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천지인(天地人)의 원리를 반영한 모음은 하늘을 상징하는 점(ㆍ)과 땅을 나타내는 가로획(ㅡ), 사람을 뜻하는 세로획(ㅣ)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따라서 세 자의 조합만으로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의 10개 단모음은 물론 ‘ㅐ ㅒ ㅔ ㅖ ㅚ ㅘ ㅙ ㅟ ㅝ ㅞ ㅢ’ 등의 복모음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또한 자음의 기본글자인 ‘ㄱ ㄴ ㅁ ㅅ ㅇ’은 그 글자를 발음할 때의 혀나 입의 구조 등 발음기관을 본떠 만들어졌다. 여기에 획을 더하면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지므로, 매우 체계적인 음성분류를 따르고 있다.

수많은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어나 1백자가 넘는 일본의 가타카나 문자를 생각해보면 한글이 얼마나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첨단 문자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더구나 한글은 자음과 모음 24자의 조합만으로 1만2천여 자의 음절을 만들 수 있어 외국어 등의 새로운 소리를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그도 이쯤 되면 칭찬해 줘야 하나? 장난하냐? 한글이 정보화시대에 어울리는 첨단 문자라고? 훌륭한 한국의 전산개발자들의 성과에 힘입어, 자판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힘 안 들이고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글은 모아쓴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전산적으로 결코 효율적인 문자가 아니다. 한글이 24자라고? 웃기시네. 한글은 1만2천여 자다. 이게 무슨 21세기에도 여전히 손으로 아니면 글을 못 쓴다는 소설가 김훈 선생이 쓴 글도 아니고, 인터넷 과학저널 편집위원이 쓴 글인데, 무슨 소리신가? 설마 진짜로 몰라서 이렇게 쓰신 건 아니실 테고, 개그하신 거겠지?

한글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소리와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어나 프랑스어의 경우 의성어의 수가 적고 의태어라는 용어조차 없을 정도다. 때문에 외국인이 말을 할 때는 제스처를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말을 할 때 제스처를 함께 쓴다는 것은 그만큼 언어의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한글과 한국어 또 구분 못하지. 한글에 의성어 의태어가 어디있나. 한국어에 의성어 의태어가 있는 거지. 한글은 문자고 한국어는 언어다. 한글은 한국어를 기록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리고 말할 때 제스처 많이 쓰는 걸 저렇게 단순하게 싸잡아 말할 순 없다. 문화적 맥락, 개인차 등 많은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한국인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몸의 움직임이 많은 것, 목소리 톤이 높거나 말이 빠른 것 등을 경박하고 좋지 못하게 여기는 문화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과연 한국인들이 한국어의 표현력이 그렇게 좋아서 제스처를 적게 쓰나? 그리고, 한국인들이 제스처를 진짜로 적게 쓰는지 정량적 조사를 해 보고 하는 소린가?

국내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의성어나 의태어 단어를 봤을 대뇌의 브로드만 영역 19번이 공통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곳에 위치한 방추열은 얼굴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는 곧 피험자가 의성어나 의태어로 된 문자만 봐도 뇌에서 영상을 떠올린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부들부들’이란 단어만 봐도 사람이 몸을 떨고 있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수많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지닌 한글로 우리 민족은 풍부한 감성은 물론 영상의 이미지화 능력까지 키울 수 있었다. 이 실험결과대로라면 최근에 한류 붐을 일으키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빼어난 영상미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자, 우린 지금 논리적 비약이란 무엇인가를 실천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한 단락을 보고 있다.

미래의 과학기술에서도 한글은 단연 독보적인 위력을 가진다. 미래에는 컴퓨터의 자판이 없어지고 음성인식을 이용한 기술이 발달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같은 음소 문자인 알파벳보다 한글이 음성인식에서 뛰어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영어는 동일한 모음이라도 단어마다 다른 소릿값을 가지는데 비해, 한글은 하나의 모음이 하나의 소릿값을 가지기 때문이다.
고질적이다. 언어체계와 문자체계의 혼동. 영어랑 한글이 어떻게 비교대상이 되나. 영어랑 한국어, 또는 알파벳과 한글이 비교 대상이지. 그리고, 알파벳은 영어의 문자가 아니다. 알파벳을 로마자라고 하지 않는가. 로마제국 언어인 라틴어를 적던 글자가 유럽 전역에 퍼져 유럽 언어들을 적는 데 쓰이게 되었고(지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바, 그 중 영어는 아주 늦은 축에 속했을 것이다.), 이후 제국주의시대를 거쳐 다수의 아시아,아프리카 언어들도 알파벳을 사용해 적게 되었다.
로마자는 모음 글자가 다섯 개 뿐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모아쓰기를 하지 않으므로 모음의 개수가 많은 한글보다도 오히려 확장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즉, 한글은 모음글자가 많은 대신 그 모음글자 중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모음소리는 적을 방법이 없지만 알파벳은 글자를 겹쳐쓰기로 약속하면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로마자는 특정 언어 하나만을 적는 데 사용되는 게 아니라, 여러 언어를 적는 데 사용되어 온 역사가 이미 길기 때문에 이런 겹쳐쓰기 방법이 여러가지로 개발되어 있다. 한글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운운하는 얘기로, 한글이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고 어쩌고 하시는데, 웃기지 마셔라. 한글은 한국어라는 특정 언어에 맞제 개발되어 그 특정언어만을 표기하면서 발달해 온 문자다. 한국어에 없는 소리는 표기 못 한다. (한국어도 최근의 음성언어는 적지 못한다. 애들이 '너 그 오빠 사겨?'라고 쓰는 이유가 뭐겠는가...) 게다가 알파벳처럼 다른 언어를 표기한 전력도 없고, 모아쓰기라는 아주 독특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확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한글로 다른 언어를 적으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쓰는 한글을 그대로 들고 나가는 게 아니라 원래 한글에는 없는 문자들을 더 만들어 추가하고 모아쓰기를 하지 않고 풀어서 쓰는 체계로 바꿔서 들고 나간다. 그런데 그게 한글인가? 한글에서 유래했다거나 한글에서 확장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그건 이미 한글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파벳에서 영어 얘기로 두리뭉실 넘어가면서 단어마다 다른 소릿값 운운하시는데, 알파벳 쓰는 언어 중에서도 영어처럼 표기와 발음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언어는 흔치 않다. 전통적으로 알파벳을 사용해온 유럽 언어들도 대부분 1대1까지는 안 되더라도 표기가 정해지면 발음이 정해지는 다대일 함수에 가까운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고, 19세기 이후에 알파벳을 도입한 언어들은 거의 1대1의 음소단위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a’의 경우 ‘에이, 아, 애, 어, 에’ 등의 다양한 발음으로 읽힌다. 따라서 ‘apple’을 컴퓨터가 ‘애플’이라고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모르는 상태에서는 ‘에이플’인지 ‘아플’인지 알 수가 없다. 즉, 컴퓨터에 입력된 단어를 음성으로 바꿀 경우 여러 가지 소리를 낼 수 있는 알파벳보다는 한글로 입력된 문자들의 작업이 훨씬 더 쉽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요 위 단락에서 실컷 설명했다. 영어보다 한국어 단어가 편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알파벳보다 한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여기선 '영어보다 한글'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1446년(세종 28년) 10월 9일로부터 꼭 560년이 되는 날이다.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휴대폰과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대며 영어나 다른 외국어 공부하기도 바쁜데 왜 국어란 과목을 따로 배우야 하는지 불평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설마, 배우야 하겠어 배워야 하지. ㅋ 오자는 그냥 귀엽게 봐 주자. 이성규씨가 마지막에 말한 그런 불평을 도대체 누가 한다는 거야. 본인이 하던 불평 아냐?
/이성규 편집위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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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한글사랑이나 한글자랑에 대한 글을 쓰시려는 분들을 위한 몇 가지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
1. 한글과 한국어 구분하세요. 언어체계와 문자체계는 엄연히 다릅니다.

2. 한글의 우수성과 한계 제대로 알고 쓰세요. 한글은 만능문자가 아니라 한국어를 적는 데 매우 적합하며, 언어학적으로 우수한 면을 가진 문자일 뿐입니다. 한국어에 없는 소리는 한글로 절대 못 적어요.

3. 문자의 언어학적 우수성과 실제 활용상의 우수성 혼동하지 마세요. 한글은 모아쓰기 때문에 전산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수많은 세계 언어를 적기 때문에 국적 없이 친숙한 알파벳 문자보다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무문자 소수민족 언어를 한글로 적을 수 있게 해 주자구요? 그렇게 하는 건 알파벳으로 적는 것에 비해 측정 불가능한 비경제성이 있습니다. 어떤 언어든 한국어와 똑같은 음성 체계를 가지지 않은 한은 한글을 그대로 갖다줄 수 없으므로 기존 한글을 이용하더라도 문자를 새로 개발해야 하고, 그 문자를 전산화하려면 소프트웨어와 폰트를 다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게다가 알파벳으로 적으면 훨씬 많은 문화권의 훨씬 많은 인구가 대충이라도 그 언어의 음을 흉내내 읽을 수 있지만 한글이나 한글 활용 문자로 적으면 그걸 배운 사람 아니고는 못 읽습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복잡한 관계에 놓은 민족들의 언어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알파벳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알맞습니다. 따로 배우지 않으면 전혀 읽을 수 없고 특정국가색이 뚜렷한 한글을 굳이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떤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위기로 몰고 갈 수까지 있습니다.

4. 알파벳은 영어의 문자가 아니라는 거 기억하세요.

5. 영어의 특성이 알파벳의 특성인 양 착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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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일편단심 2.0 2006/12/21 17:45 삭제

    Subject: 한글과 한국어

  1. BlogIcon 미오 2007/01/28 07:2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조목조목 지적하신 바와 같이 윗 글에는 한국어에 대한 허구적 신화가 많습니다.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위안스카이가 한글을 자국문자로 하고자 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의 조사결과로는 허구적 신화로 보입니다.

    2. 옥스포드대에서 한글을 1위로 뽑은 적은 없습니다. 옥스포드대에 문의하여 확인한 결과입니다.

    3. 한국어를 세계공용어로 쓰자는 프랑스 학술대회는 없었습니다. (관련글 : http://blog.naver.com/saenae/50000146190)

    4. 다이어먼드교수는 디스커버지에 한글의 문자학적 우수성을 기고하였습니다. 문맹율에 대한 언급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5. 영어에서도 의성어와 의태어가 있습니다. 물론 의성어, 의태어사전도 있습니다.

    그 외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그리고 '한글' 발전을 위해서라도 Heraus님의 포스트 내용을 이성규 편집위원에게 편지라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Heraus 2007/01/28 18:2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감사합니다. ^^

      저는 프랑스 언어학회 얘기가 S대 이모 명예교수가 어느 학회인가 가서 옆자리 학자에게 자기가 만든 한글 IPA 자랑하고 와서 회의에서 그런 언급이 있었다고 뻥튀기해서 나온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어요. 정확한 정보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트라우마가 있는 분야라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는데, 공감해 주시고 정확한 정보를 첨가해 주시는 분이 있어서 반갑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2. BlogIcon 미오 2007/01/29 00:4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저는 한국어에 대한 허구적 신화(myth)에 대해 관심이 있는 국어학도(한국어학도?)입니다. 저는 한국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허구적 신화들의 진위여부를 기록하고, 판단하고, 정리해야 한국어학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기록하는 것이 '세계적인 언어학 석학 10명'을 한국의 언어학계에서 배출하고, 이른바 '한국어 세계화, 세계 보급'을 하는 일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어에 대한 허구적 신화와 사람들의 '믿음'에 대한 관련 자료도 모으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료도 교환하고 의견도 나누고 싶습니다.

    • BlogIcon Heraus 2007/02/05 11:1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감사합니다. ^^ 좋은 학자분과 인연이 닿아서 참 기쁘네요. 저도 사실은 전직 언어학도^^였지요. 지금 영 다른 분야로 와 버렸지만, 문득문득 향수에 젖기도 하고, 아직도 그 쪽 관련 이야기를 하다 보면 흥분하기도 합니다. ^^

      종종 미오님 블로그 방문하겠습니다.

  3. saf 2007/02/25 23:3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그리고 뭐 A가 여러가지로 발음나지만 한글은 뭐 어떻다고 이성규인가 뭐신가 하는데 ㅢ가 때에 따라서 ㅔ하고 또 뭐 하나더 있는데 어쨋든 두가지로 발음납니다.

    • BlogIcon Heraus 2007/02/28 00:5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saf님 방문 감사합니다. 좋은 지적 해 주셨는데요..

      일반적으로 한글을 두고 '소리나는 대로 적고 적은 대로 읽는다'든가 '한 글자가 한 발음만 나타낸다'고 말하는 것은 음소 단위의 이야기입니다. 음소란 언어학적으로 '의미를 구분짓는 최소 단위'로 정의됩니다. 이런 복잡한 얘기보다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자면, 지적하신 '의'의 경우, '민주주의의 의의'는 '민주주이에 의이'로 소리나는 것이 표준발음입니다만, 여기서 소리가 서로 다르게 나는 '의'들도 그 소리의 원형은 '의'이되 앞뒤 환경에 의해 규칙적으로 소리의 변화를 겪을 뿐입니다. 모두 같은 음소이지만 다른 음성으로 발현되지요. 사실 음소 하나에 하나의 기호를 일대일로 대응시킨 면은 한글이 가진 실질적인 우수성입니다.

  4. BlogIcon 날씨좋다 2007/04/15 03:2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한 때 한글의 허구적 신화를 믿은 사람인지라... 이렇게라도 알게되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우수성'이란 것에 우롱당한 이 미묘한 기분;;

    p.s 이리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일본이나 중국 못지않게 왜곡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ㄱ-

    • BlogIcon Heraus 2007/04/15 12:3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날씨좋다님, 방문 감사합니다. ^^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 부끄러운 것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크고작은 왜곡을 만들면서 살지요.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은 걸 왜곡하고들 삽니다. 특히 단일민족신화가 강고한 데다가,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족주의는 곧 공동선으로 인식되었던 시대가 그다지 멀지 않은데 주변 강국들 틈에서 살아남기는 갈수록 팍팍해져 가니 더욱 더 그렇게들 왜곡된 민족적 자부심에 집착하고들싶은 모양입니다. 이젠 좀더 성숙한 사회가 되면 좋겠는데요. ^^

  5. BlogIcon 유지원 2007/05/02 02:0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안녕하세요. 남겨주신 댓글보고 건너왔습니다.
    아트걸의 '자기'님이시군요.

    저와 비슷한 학번대의 동문이신 것 같아
    혹시나 해서 저의 Archiv를 들추어보니
    1998년 2학기에 같은 수업을 들었네요.
    독문고전강독이라고 Goethe-Anekdote와 Ur-Faust 수업이었죠.


    * * *

    말씀하신 내용에 더불어,
    세계의 문자를 얘기할 때 늘 대전제가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요.

    '문자의 경제성이 반드시 우수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모아쓰기'는 경제적이지는 않아도
    또한 그 자체로 우수하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서,
    한글을 한글답게 하는 가장 흥미로운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의 논문 주제와 결정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지요. 사실상 출발점. :)

    그리고 탈네모꼴의 조합형 한글 글자체가 개발되어
    상용화된지도 수십년이 되었는데,
    네모꼴 완성형은 11,172개의 조합을 가졌지만
    조합형은 24개 자음 모음만으로 구성이 가능합니다.

    아무튼 한글 관련 국문 서적들 중에서
    보고나면 정신 건강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는 내용이 한두개가 아니니
    암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 BlogIcon Heraus 2007/05/03 20:02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앗앗, 저도 아트걸이랑 친한 사이이신 걸 보고 혹시나 하긴 했는데 그 수업을 같이 들으셨던 분이시군요. ^^;; 근데 제 이름이 어떻게 남아있나요? 하핫. 왠지 부끄러워지네요... 괴테 일화집은.. 독일어 텍스트는 더이상 안 읽게 되었고, 두번이나 이사를 겪었으면서도 아직도 제 책장에 있답니다. ㅋㅋ 뭐가 그리 아쉬운지.

      조합형과 완성형 얘기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기는 한데... 옛날에.. 그러니까 우리가 괴테 일화집을 같이 강독받던 그 무렵에 PC통신에선 '쓩'이라는 글씨를 쓸 수 없는데 아래아 한글에선 가능하고.. 그게 완성형과 조합형의 차이였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맞나요? ^^ 제 기억에는 조합형을 표준으로 하면 뭐가 어쩌고저쩌고 해서 못 쓰고 그런 자료도 봤던 것 같은데... 제 기억이 맞나 틀리나 영 모르겠네요. 좀 자세히 알려주시면 좋겠는데.. ^^ 요즘 우리가 컴퓨터상에서 쓰는 한글은 조합형을 기반으로 한 건가요?

      경제성이 곧 우수성은 아니죠. 우수성이 곧 경제성이 아닌 것처럼요. ^^ 문자가 없던 언어가 문자체계를 하나 갖게 될 때는 경제성이 '우수성'의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아쓰기가 한글을 한글답게 하는 흥미로운 특성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지원님의 논문 주제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

      전직 음성학도로서, 음절말 자음이 파열하지 않는 한국어의 특성이 이런 글자형태를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한자문화권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 같아요.. 한글을 만든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게 봐 온, 어쩌면 그 중 몇몇 사람에게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유일한 문자였던, '한자'라는 문자가 부수를 포개 네모꼴 글씨를 만든 형태였으니까요...

  6. BlogIcon 유지원 2007/05/05 23:1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괴테 일화집...전 당시에 무려 하드커버로 된 복사제본집을 구입했었죠.
    그 책이랑 학생들 번역 묶음집 가져왔는데 거기서 이름 발견했어요.
    이곳 라이프치히나 가까운 바이마르나, 다 그 책의 배경이 되는 곳들이라서 가져왔지요.
    Heraus님도 저도 당시 그 수업에 몇명 없었던 타과생들이네요.

    조합형 탈네모꼴 폰트는요...
    한글 프로그램 열면 기본으로 '안상수체'가 깔려있잖아요...
    한번 몇 글자를 쳐보세요.
    예컨대 ㅇ자의 경우 완성형 폰트는 납작한 타원도 되었다가 길쭉한 타원도 되었다가
    가상의 사각 프레임에 얽매어 변형되는데요,
    조합형 탈네모꼴 폰트에서는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지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24개 자모만 개발하면 되는 형식의 폰트예요.

    네모꼴의 가상 프레임은 지적하신대로 한자의 외형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제 논문 주제는 문자 시스템에 담긴 시공간 인지방식과
    그것을 사용하는 어족의 생활방식 및 사고방식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예요.
    라틴알파벳의 조합이 선형적이라면 예컨대 한글은 늘 한 차원이 더 추가되거든요.
    한 음절 속에 모여있는 공간들이 시간적 공시성과 입체성을 습득하게 되지요.
    '굳이' 모아쓰기를 하니까요. :)
    거기서 파생되는 굉장히 흥미로운 얘깃거리들이 많아요.

    • BlogIcon Heraus 2007/05/05 23:5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라이프치히에 계시는군요! 전 99년 여름을 Weimar에서 보냈었는데. 학과 장학금으로 갔던 어학연수였구요.. 그해 유럽 문화수도가 바이마르였기에 거의 매일 공연이며 전시며 바이마르에 널린 박물관과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며 행복했던 여름이었지요. 라이프치히에 소풍을 갔던가 안 갔던가 가물가물. ^^

      논문,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주제인 것 같네요. ^^
      멋지게 완성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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