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얼마 전 이사를 하고 난 후로
집에서 큰 길로 나갈 때마다
이 동네에 어언 20년 가까이 자리잡고 장사 중인 한복집이 눈에 띄게 됐다.
뭐 얼마나 유명하고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 내가 알 바야 아니지만
땅값이 지나치게 비싼 이 동네에서
20평은 넘어 뵈는 꽤 넓은 점포를 2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옷도 잘 짓고 장사도 잘 하는 집일 것 같다.
걸려있는 한복의 고운 색감,
한복에 놓인 수의 곱고 정갈한 느낌..
보고 있으면 입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나는 한복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명절에 한복 입을 나이(대략 초등 저학년)'가 지난 후로는
내 한복을 가져본 적이 물론 없다.
중고교 다니면서 내내 한복 가져보기를 소망해서
대학 가면 한복 맞춰달라고 엄마를 조르기도 했었지..
물론 대학 가서 한복을 진짜 맞추지는 않았다.
맞춰봤자 입을 일이 있어야 말이지.
오라버니 결혼하실 적에 누가 나더러 너는 한복 안 입냐고 물은 적은 있는데
요즘 세상에, 결혼한 손윗시누도 아니고, 동생들이 한복 입나.

맞춰봤자 입을 일이 없으니
아무리 입고싶어도, 수십만원 하는 옷을 맞출 맘이 안 난다.
요컨대, '시집갈' 때가 아닌 한은, 내 한복을 가질 일이 없을 것 같다.
'시집간' 사람들을 봐도
사진 찍을 때, 함 들일 때, 결혼식날,
잘 하면 신혼여행 돌아와서 부모님께 첫 절 하는 날까지
한 너댓번이나 입으면 더 이상은 입을 일이 없더라.
움.. 한복이 왜 이리 찬밥 신세가 됐을까.
이러면 나의 로망을 충족시키기가 어렵지 않은가 말이다.
한복 입자고 결혼을 할 수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꿈꿔보는 나만의 대안은...
나중에 내 한의원을 열었을 때
진료복으로
대장금에 나오던 의녀복을 입는 것이다.
곱게 쪽진 머리에 검은 머리덮개(그것 이름이 뭘까 궁금 -_-)를 매고
장식없는 미색 당의에 남색 치마를 입고
그러고 진료하면
환자들이,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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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llobaram 2007/01/26 14:3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의원님은언제오시나요?라고물으면어째?^^

    내 사주풀이는언제줄건데?^^

  2. BlogIcon heraus 2007/01/26 15:3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음, 그러면 어의 한복을? -_-;; 그건 안 이뻐서 별룬데.

    글구요, 이부장님 사주가.. 저같은 돌팔이가 읽기엔 너무 어려운 사주에요... 죄송. ㅋ

    • hellobaram 2007/02/05 05:0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사주가별로안좋은게로군.....^^;

    • BlogIcon Heraus 2007/02/05 11:0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사주가 좋고 안 좋은 것과는 별개 문제에요. 딱 보기에 깝깝한 사주(제 사주가 그래요)나, 딱 보기에 편안한 사주가 있는 반면에 깝깝한 건지 편안한 건지 아무것도 안 보이는 보기 어려운 사주도 있거든요. 이건 순전히 저의 명리학 공부가 얕아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 ㅋㅋ

      뭐 사주가 어쨌든, 행복하게 살면 그만 아니겠어요? (삐질;;;)

  3. BlogIcon 아트걸 2007/01/27 12:1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의녀뿐만이 아니라 기녀들도 썼던 거라고 하네요.
    http://100.naver.com/100.nhn?docid=773

    저도 한복 입고 싶어서 일부러 돌잔치 할 것 같다는..-_-;

    • BlogIcon Heraus 2007/01/28 18:2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기녀들이 썼다는 말을 보니 안 땡기는군. 고건 빼야겠다. ㅋㅋ 아강이 돌잔치에 한복입고 서서 입구 안내 도우미 할까? ㅋㅋ

  4. 박쪈 2007/01/28 01:5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나두 한복 좋아. 잘 가려지거든 -_-

  5. BlogIcon Olga 2007/01/30 16:4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한복집이 돈을 잘 버는게... 아는 언니가 한복 만드는 일 했었는데 시간당 3천원 벌까 말까 언니같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만든 한복을 한복집에선 헐값으로 사서 비싸게 팔고.. 그 언니 여기 저기 한복집 여러군데서 일했었는데 한복집 사장치고 좋은 사람이 없다고.. ^^;;; 안그러신 분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한테도 그렇고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 대장금 의녀복은.. ^^;;;

    • BlogIcon 아트걸 2007/02/01 01:3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블로그 주인은 아니지만, 적극 공감해서 답글 달아요. 제가 결혼할 때 도저히 '맞춤'이라고 볼 수는 없는 싸구려 한복을 50만원이나 받길래, 제 몸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리콜을 요구했죠. 전화상에서는 뻗대던 원장이 엄마랑 직접 찾아가니깐 깨갱하고 꼬리 내리더군요.
      그런데 다시 지어준 한복도 제 사이즈가 아니었다는..-_-; 디자인이나 바느질도 여전히 안습이었지만 귀찮아서 그냥 관뒀던 일화가 있어요.

  6. BlogIcon Heraus 2007/02/03 21:4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Olga님: 그런 뒷사정이 있었군요. 세상에. 한복 맞출 일 있으면 번듯하고 장사 잘 되는 집이 아니라, 직접 옷 짓는 분을 찾아서 맞춰야겠군요. 우움.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트걸: 그 때 그 한복.. 다시 만든 것도 영 그랬단 말이지. '원장'은 우아하게 앉아 상담만 하고 옷은 하청 주고 관리도 잘 안 하는 시스템인 모냥이구먼. 하긴, 시간당 3천원도 안 되는 임금에 하청 주면서, 하청 관리를 까다롭게 할 수가 없겠지. 좋지 않아... 우움. 그 집은 절대 안 가야겠다. 안 그래도 갈 일이 없을 것 같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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