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나면 내일은 벌써 3월.
내일 짐을 싸서 대전으로 출발 예정이다.
내일은 집 좀 정리하고 어쩌면 정신없을 거구..
모레 금요일이 벌써 개강이다.
개강 첫날 수업은 원전학과 본초학.
점심시간도 없이 나인 투 식스, 나인 투 파이브 하는 풀타임 본과생활 시작!!
과대가 교수들과 협상해서 점심시간 20분 정도씩은 빼 주겠지.
한의대 들어와서 네번째 방학이었는데
이전까지의 세 방학 모두
떠밀리듯 아쉬움 속에 개강을 맞았던 데 반해
이번 방학만은
한 철 잘~ 놀았다! 뿌듯하다! 이제 공부해도 되겠다!
하는 느낌으로 끝을 맺고 있다.
반 FTA 데모 하느라고 방학 반동강 잘라먹었고
중뿔난 해외 여행을 댕겨온 것도 아닌데.
모하고 놀았냐고?
막달레나의 집에서 놀았다. ^^
명목상은 노는 게 아니라 그 집 미니도서관을 꾸리는 일을 하러 다녔는데
이제껏 방학 때 시도했던 어떤 놀이보다도 재미있었고 정말 재미있었다.
있는 책을 정리해 목록 작성하고 라벨 만들어 붙이고,
여기저기 부탁해 책을 기증받는 일까지 내가 하게 됐는데,
책을 한가히 읽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책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막달레나의 집 쉼터 식구들, 사무실 식구들이랑 만나는 것도 너무나 즐거웠다.
점심은 주로 이 곳에서 같이 먹었는데 (밥값은 낸다. ^^)
여럿이 같이 달려들어(!) 밥먹고, 치우고 설겆이도 같이 하고
어쩌다 간식이 있는 날은 정말 전투적으로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어른 10여 명이 애들처럼 난리법석을 피우며 먹고
중간중간 언니들이랑 수다도 떨고, 영어공부하는 언니한테 조금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이 곳 식구들의 삶과 꿈에 동참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사무실 식구들은 나를 4년 후 졸업 때까지 잘 키워 잡아먹겠다며 살살 꼬심성 발언도 하는데
사실 난 첨부터 작정하고 평생 갈 인연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던 터였다. ^^
대규모 장애인/아동복지시설처럼 할 일은 많은데 할 사람은 없는 구조도 아니고
자원활동을 원한다고 해서 늘 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조금 특수성이 있는 기관인데
이 겨울 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메일을 보냈고
마침 그 곳에 내가 할 일이 맞춤하게 있어 이런 신나는 인연이 시작되었다.
참 감사하다.
거의 알바생처럼,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오전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고
그 외 시간엔 틈나는 대로 잊고 지내던 서울 사람들^^을 만나면서
반FTA 데모와 기말고사로 얼룩진 1월을 지나 2월에야 찾아온 반동강짜리 방학을 보냈다.
중간에 알고 지내던 수녀님 도움으로 멋진 피정의 기회도 얻었고
설 연휴에는 경주에 사는 친구랑, 친구가 사무장으로 일했던 산골 깊은 곳의 절로 여행가서
아무나 못할 정말 소중한 경험을 종합선물세트처럼 얻기도 했다.
석굴암 유리문 안으로 들어가 보기도 했고, 일반인들은 뵙기도 어렵다는 큰 스님들께 세배하고 세뱃돈도 받고 좋은 말씀도 들었고, 황토방에 불떼서 자고, 밤이랑 고구마도 구워 먹고... 그런데 그 속에서, 심지어 그 절의 정초법회에 참석해서까지,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감사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가 될까?
(그러고 보니 돈 많이 들여 멀리 간 여행보다 훨씬 더 소중한 여행을 두 번이나 했구나.)
반 개종 상태나 다름 없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형식적으로 유지하던 신앙을
진정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신앙인으로 거듭나기도 했고...
2월 초부터는 매일 짧더라도 정해진 기도를 계속하고 있다.
사실 막달레나의 집도 가톨릭 사회복지회 소속 기관이고, 아무도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는(큰언니라고 부른다. 생활인 직원 자원봉사자 모두.) 이 곳 대표님도 깊고 단단한 신앙을 바탕으로 사는 분이어서, 신앙적인 변화와 막달레나의 집 생활은 서로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아, 그러고 보면 짧은 방학동안 정말 많은 일들을 했고 많은 것을 얻었구나!
막달레나의 집 일을 하고, 피정하고, 기도하고, 하느님을 발견하고,
이런 방학이 가장 뿌듯하게 잘 놀았던 방학이 되었다는 걸 보면
나는 놀 줄 모르는 인간임이 분명하다. ^^
하지만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결과들은 말한다.
쾌락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라고.
쾌락을 향해 달려가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
훨씬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그리고 또 이런 말도 들었다.
업을 바꿀 수 있는 세 가지 수단이 있는데
좋은 책을 읽는 것, 수행(기도)하는 것, 적선(봉사)하는 것이라고.
적선, 봉사라는 용어는 참 낯간지럽고 별로 예쁘게 느껴지지 않지만,
어쨌든 나는 이번 방학에 이 세 가지를 다 했다.
그러니 삶이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워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렇게
어느 방학보다도 재미있고 즐겁게 놀았던 방학이 끝나간다.
방학 끝나자마자 수업도 하기 전에 3월 5일, 8일에 벌써 시험이 박혀있지만 (뷁!)
별로 걱정은 안 되고 -_-;;;
이제는 공부가 재미있을 것 같고 기대된다.
새 학기엔 또 새로운 은총들이 펼쳐지겠지.
참 감사한 날이다. ^^
내일 짐을 싸서 대전으로 출발 예정이다.
내일은 집 좀 정리하고 어쩌면 정신없을 거구..
모레 금요일이 벌써 개강이다.
개강 첫날 수업은 원전학과 본초학.
점심시간도 없이 나인 투 식스, 나인 투 파이브 하는 풀타임 본과생활 시작!!
과대가 교수들과 협상해서 점심시간 20분 정도씩은 빼 주겠지.
한의대 들어와서 네번째 방학이었는데
이전까지의 세 방학 모두
떠밀리듯 아쉬움 속에 개강을 맞았던 데 반해
이번 방학만은
한 철 잘~ 놀았다! 뿌듯하다! 이제 공부해도 되겠다!
하는 느낌으로 끝을 맺고 있다.
반 FTA 데모 하느라고 방학 반동강 잘라먹었고
중뿔난 해외 여행을 댕겨온 것도 아닌데.
모하고 놀았냐고?
막달레나의 집에서 놀았다. ^^
명목상은 노는 게 아니라 그 집 미니도서관을 꾸리는 일을 하러 다녔는데
이제껏 방학 때 시도했던 어떤 놀이보다도 재미있었고 정말 재미있었다.
있는 책을 정리해 목록 작성하고 라벨 만들어 붙이고,
여기저기 부탁해 책을 기증받는 일까지 내가 하게 됐는데,
책을 한가히 읽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책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막달레나의 집 쉼터 식구들, 사무실 식구들이랑 만나는 것도 너무나 즐거웠다.
점심은 주로 이 곳에서 같이 먹었는데 (밥값은 낸다. ^^)
여럿이 같이 달려들어(!) 밥먹고, 치우고 설겆이도 같이 하고
어쩌다 간식이 있는 날은 정말 전투적으로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어른 10여 명이 애들처럼 난리법석을 피우며 먹고
중간중간 언니들이랑 수다도 떨고, 영어공부하는 언니한테 조금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이 곳 식구들의 삶과 꿈에 동참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사무실 식구들은 나를 4년 후 졸업 때까지 잘 키워 잡아먹겠다며 살살 꼬심성 발언도 하는데
사실 난 첨부터 작정하고 평생 갈 인연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던 터였다. ^^
대규모 장애인/아동복지시설처럼 할 일은 많은데 할 사람은 없는 구조도 아니고
자원활동을 원한다고 해서 늘 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조금 특수성이 있는 기관인데
이 겨울 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메일을 보냈고
마침 그 곳에 내가 할 일이 맞춤하게 있어 이런 신나는 인연이 시작되었다.
참 감사하다.
거의 알바생처럼,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오전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고
그 외 시간엔 틈나는 대로 잊고 지내던 서울 사람들^^을 만나면서
반FTA 데모와 기말고사로 얼룩진 1월을 지나 2월에야 찾아온 반동강짜리 방학을 보냈다.
중간에 알고 지내던 수녀님 도움으로 멋진 피정의 기회도 얻었고
설 연휴에는 경주에 사는 친구랑, 친구가 사무장으로 일했던 산골 깊은 곳의 절로 여행가서
아무나 못할 정말 소중한 경험을 종합선물세트처럼 얻기도 했다.
석굴암 유리문 안으로 들어가 보기도 했고, 일반인들은 뵙기도 어렵다는 큰 스님들께 세배하고 세뱃돈도 받고 좋은 말씀도 들었고, 황토방에 불떼서 자고, 밤이랑 고구마도 구워 먹고... 그런데 그 속에서, 심지어 그 절의 정초법회에 참석해서까지,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감사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가 될까?
(그러고 보니 돈 많이 들여 멀리 간 여행보다 훨씬 더 소중한 여행을 두 번이나 했구나.)
반 개종 상태나 다름 없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형식적으로 유지하던 신앙을
진정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신앙인으로 거듭나기도 했고...
2월 초부터는 매일 짧더라도 정해진 기도를 계속하고 있다.
사실 막달레나의 집도 가톨릭 사회복지회 소속 기관이고, 아무도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는(큰언니라고 부른다. 생활인 직원 자원봉사자 모두.) 이 곳 대표님도 깊고 단단한 신앙을 바탕으로 사는 분이어서, 신앙적인 변화와 막달레나의 집 생활은 서로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아, 그러고 보면 짧은 방학동안 정말 많은 일들을 했고 많은 것을 얻었구나!
막달레나의 집 일을 하고, 피정하고, 기도하고, 하느님을 발견하고,
이런 방학이 가장 뿌듯하게 잘 놀았던 방학이 되었다는 걸 보면
나는 놀 줄 모르는 인간임이 분명하다. ^^
하지만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결과들은 말한다.
쾌락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라고.
쾌락을 향해 달려가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
훨씬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그리고 또 이런 말도 들었다.
업을 바꿀 수 있는 세 가지 수단이 있는데
좋은 책을 읽는 것, 수행(기도)하는 것, 적선(봉사)하는 것이라고.
적선, 봉사라는 용어는 참 낯간지럽고 별로 예쁘게 느껴지지 않지만,
어쨌든 나는 이번 방학에 이 세 가지를 다 했다.
그러니 삶이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워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렇게
어느 방학보다도 재미있고 즐겁게 놀았던 방학이 끝나간다.
방학 끝나자마자 수업도 하기 전에 3월 5일, 8일에 벌써 시험이 박혀있지만 (뷁!)
별로 걱정은 안 되고 -_-;;;
이제는 공부가 재미있을 것 같고 기대된다.
새 학기엔 또 새로운 은총들이 펼쳐지겠지.
참 감사한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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