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배우거나 배우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즐겨본 춤은 벨리댄스가 처음이다.
근데 겨우 한 달 정도 벨리댄스를 해 보면서 완전 춤 예찬론자가 되어 버렸다.
춤은 참 좋은 운동이고
특히 자존감이 낮은 여성에게 좋은 효과를 많이 가져다줄 수 있는 운동인 것 같다.

* 일단 춤은 재미있다.
음악과 함께 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감성이 깨어난다.
음악이 있고, 다채로운 구성이 있기 때문에
'지루한 자기와의 싸움'이 되기 쉬운 여느 유산소운동과는 다르다.

* 게다가 춤은 '보여주기' 위한 속성을 가진 행동이다.
거기서 생기는 들뜨고 즐거운 분위기 같은 게 있다.
내 자신이 별로 그런 성향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선생님이나 같이 배우는 사람들 틈에 섞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유쾌한 과시의 분위기에 어느새 도취되곤 한다.
그 기분, 은근히 중독성 있다.
과시하고, 보여주려고 한다는 건 나한테 뭔가가 있다는 뜻이니까
정말 내 자신이 대단한 존재인 듯 즐거워지는 것이다.

* 게다가 계속 거울을 보면서 움직이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
몸매가 안 예쁘고 동작을 잘 못 하면 그런 효과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아는 사람 알겠지만 내 몸매가 현재 그렇게 예쁜가? 글쎄요...
내 넓은 어깨와 굵은 팔, 살집이 제법 있는 몸통..
나는 나보다 10센티 이상 키가 훌쩍 큰 사람보다도 좌우로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벨리 학원 가면 당당하게 배와 어깨를 까놓고
맨 앞줄에 서서 거울을 열심히 보면서 춤춘다.
처음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선생님 옆자리에 붙어서서 선생님 보면서 췄다.
그러나 어느날 좀 늦게 와서 하는 수 없이 선생님과 좀 떨어진 쪽에 섰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거울속의 나에게 주의가 집중이 됐다.
그렇게 한참 나를 보면서 춤추다 보니
거울 속의 내가 제법 이쁜 것이었다.
몸도 그렇고, 동작도 그렇고 예뻤다.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다.
내 몸이 정말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그런 순간에 눈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그 기분이 왕창 깨지기도 한다.
확실히
춤추러 오는 사람 중엔 나보다 세로로 길고 가로로 짧고 ^^
여성스런 몸매에 전문 댄서 같은 몸놀림을 가진 사람도 있다.
거울에 비친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난 아직 멀었구나 하는 느낌이 올 때도 있다.
그렇지만 잠깐이다.
다시 거울 속의 내 모습에 집중하고 춤추기에 몰두하면 즐겁기가 그지없다.
거울 속의 내가 소중하게 빛나고 얼굴엔 어느새 미소가 떠오른다.

* 벨리댄스는 특히...
남자가 없어서 좋다.
그만큼 편안하게 남 신경 안 쓰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솔직히 난 댄스스포츠 같은 거 배우고 싶었는데
그런 거 갔으면 남자들이 있고 남자와의 관계성을 전제로 하는 춤이라
이만큼 나 자신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 같다.

* 춤, 그 중에서도 벨리댄스를 배울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10월 7일 학원 공연에 꼭 설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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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arl 2007/08/04 10:3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오우~넘 멋져!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우리가 쉽게 간과해 버리는 것 중 하나인 듯. 나도 댄스를 함 배워 볼까나?? =)

    • BlogIcon Heraus 2007/08/05 23:22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응. 거기서 춤 배울 만한 데 있거든 가 봐. ^^ 즐거울 거야. Pearl은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신경도 많이 쓰고 많이 앉아있을 테니까 몸의 균형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될 거얌. ^^

      그나저나, 숲은 즐기고 있어? ^^

  2. BlogIcon 아트걸 2007/08/04 10:5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스포츠댄스는 남자의 리드가 없으면 안 되는 춤이에요. 저는 대학 1학년 때 수업으로 들었었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파트너가 누구냐에 따라서 결과가 현저히 다른 게 좀 그랬어요. 정말로 남자한테 많은 부분이 달려 있거든요. -_- 자신한테 집중하기는 커녕 남자한테 몸을 맡겨야 하는, 다소 마초적인 요소가 진한 춤이죠. 그래서 안 좋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자존감을 찾기에 걸맞는 춤은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밸리댄스가 정말 여러모로 바람직한 춤인 것 같네요. ^^

    • BlogIcon Heraus 2007/08/05 22:5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앙, 그렇구나. ^^ 음, 얄짤없는 테너아저씨의 조건에 춤을 추가해야겠군. 그리고 결혼하면 그 아저씨랑 춤추러 댕겨야지~ ㅋㅋ

  3. BlogIcon 고요 2007/08/05 19:0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전 발레를 배우고 싶어요 ^^ 정말 심각한 터너증후군 수준의 몸매라서 밸리댄스 의상은 절대 소화못할것 같아요 -ㅅ-;; 너무 더워요 헉헉

    • BlogIcon Heraus 2007/08/05 22:5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터너 증후군 ㅋㅋ 저도 떡 벌어진 수영선수 어깨 통허리 A컵이 남는 가슴인데 ^^

      저도 발레 배우고 싶은데, 봄에 알아본 바로는 대전에서 일반인 취미 발레를 배울 만한 곳이 없었어요. 지금은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생겼다 해도 아마 먼 동네일 거에요. 대전에서 문화의 최전선은 우리집에서 먼 정부청사쪽 동네거든요. 생기면 그쪽부터 생기겠죠. 그러니까 저도 첨부터 벨리를 시작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제일 가까운 데 있어서 시작한 셈이에요. 근데 좋아요. 상담하러 가서 수강료 내고 오면서도 내가 설마 배를 드러내고 춤을 출 줄은 몰랐는데, 한 번 추다 보니까 그냥 저절로 그렇게 하게 되더라니까요. ^^ 언젠간 발레도 배워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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