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랜만에 와서 딱 보면 그림이 보이니?
그림이 얼마나 민감한 앤데
매일 와서 들여다 봐야 겨우 보일까 말까 하지.
그림 잘 그리는 방법 따로 없어.
미대생들도
놀 거 다 놀고 할 거 다 하고 가끔씩 그림 보면 그림이 보이니?
그림 앞에 무조건 오랫동안 지키고 앉아있어야 돼.
- 유근영 화백
지금 나는 작은아빠 화실에 있다.
한 달도 더 전에 찔끔 손댔다가 내팽개쳐뒀던 내 그림을
오늘 어떻게 완성짓고 서당 들어가려고 왔는데
도무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손을 댈 수 없어 갸웃갸웃하다가
작은아버지께 푸념하듯 그림을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저런 말씀을 해 주신다.
하신 말씀을 토씨까지 글자그대로 적은 것은 아니다.
쫌전에 들었는데 말씀 그대로 옮길 수가 없는 조카의 짧은 기억력을 용서하소서. -_-;;;
그림의 모서리를 쓰다듬으며 민감한 내 그림에게 사과를 하고
오늘 그림 그리는 건 포기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른 것 있겠는가.
매일 지키고 앉아 밀고나가는 성실성말고
다른 무엇이 인간을 진보하게 하겠는가.
그리고
매일매일 성실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누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서당 들어가는 마당에 얻은
소중한 가르침.
고맙습니다!!
매일같이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방 벽을 진행중인 작품들로 가득 채우고 자리를 지키시는 작은아빠.
화실에 오면 작은아빠와 작은아빠 그림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있어 기분이 좋다.
나도 사람들을 창조적이고도 평화롭게 하는 공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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