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역시 마오답다.
한 번 넘어지고 분해서 울고 이갈고 나면
절치부심 와신상담 하야
부득부득 다음 경기는 해내고야 마는 것이다.

* 디씨 피겨갤은 광분하는 글들로 넘쳐난다.
점프의 교과서 연아와 모범 점퍼 나영이의 플립에는 롱엣지를 줘 놓고 엣지와 회전수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는 마오에겐 점프 7개 중 6개에 가산점을 줬다는 둥, 홈경기 팬들의 과도한 응원(솔직히 쫌 무섭긴 하더라. 2002 월드컵 때 붉은 악마 보고 딴나라 사람들도 그런 느낌 가졌겠지..), 피겨갤러들이 보기엔 분명 롱엣지인데 칼같은 비평으로 유명했던 일본인 아나운서가 2주만에 엣지를 완전히 고쳐왔다고 하며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둥...

뭐 난 늘 강조하지만 막눈이다.
이제 점프 바퀴수는 대강 구분하는데 점프 종류는 잘 구분 못하고
인엣지 아웃엣지가 어느 점프에 해당하는지도 못 외우고
특히나 순간적으로 점프순간의 발모양 같은 걸 판단할 고속 고해상도의 눈을 갖고 있지 못하다.
동영상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캡처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래서 그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주의하는데,
피겨갤을 대강 제목위주로만 눈팅해도
위기감 같은 거에 사로잡힌다.
ISU와 ISU를 후원하는 거대 일본기업들의 음모에 휘말려 연아가 어떻게 되기라도 할 것 같은...
그래서 며칠동안은 피겨갤 가지 말아야겠다.
난 그냥, 내게 감동을 주는 연아와 나영이를 위해 기도할 뿐.

* 마오의 그랑프리 6차대회 연기, 특히 프리 스케이팅 연기,
매우 인상적이었다.
감동받았거나 아름다웠다는 거랑은 거리가 좀 멀고,
첨부터 끝까지 마오답고 또 마오다웠다.
4차 에릭 봉파르 때처럼 넘어지지 않고 잘 뛰었지만
스텝이나 스파이럴 시퀀스, 스핀의 예술적인 느낌은 오히려 그때만 못한 느낌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교1등의 운동회 같이 이 악 물고 1등으로 마구 달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마오다웠다'는 말은
질끈 머리띠 동여맨 전교1등 소녀 같았다는 뜻이다.

그놈의 시끄러운 음악, 시끄럽게 느껴지긴 여전했다.
마오가 저번처럼 완전히 물먹고 미끄러져 음악 에 질식하는 듯하진 않았지만
이번엔 음악하고 마오가 서로 악다구니를 쓰고 이겨보겠다고 하는 것 같았다.
음악은 음악대로, 마오는 마오대로 따로따로 악을악을 써대는 느낌.
게다가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끝도 없이 반복되는 상승성 멜로디...
음, 편곡 자체도 정말 안 좋아. 고문받는 느낌이었어.
남싱 쇼트에서 오다 노부나리가 같은 음악 썼을 때는 그 음악이 그리 고문스럽진 않았는데..

미안하지만 마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난 타티아나 이전의 네가 더 좋아.
좀 엘레강스하고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네 모습으로 돌아가 주면 안 되겠니?
지난 겨울 아이스스케이팅 관련 기사 번역하며 그 핑계로 뒤져본 너의 2006, 2007 모습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이뻤는데.

쇼트에 쓰인 드뷔시 달빛은 그에 비하면 훨씬 마오에게 잘 어울리지.

강렬함은 네 무기가 아닌 것 같아, 마오야.
난 엘레강스 상큼발랄 마오를 보고 싶다구.

* 연기가 끝나고 스스로 만족해서 웃는 마오는 역시 귀여웠다.
그런 게 좋은 의미의 마오다운 매력이지.
쇼트 끝나고 키스앤크라이존에서 하트 모양 쿠션 흔들며 웃던 그 표정.
점수 나오고 곧 표정이 싹 변해서 더 웃겼지만.. -_-;;

마오, 명상을 좀 해 봐.
음, 턱보다 이마가 발달하고 눈이 크고 동그랗고 눈빛이 강렬한 네 상을 볼 때 말야,
하단전을 좀 강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기복을 심하게 타지 않고 꾸준하게 가는 것에도 도움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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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arl 2008/12/01 00:5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명상에 대해서도 글 써 주세요!! 나도 좀 배워서 해 보게~~그나저나 난 김연아 경기를 한 개도 못 봤는데, 아무래도 챙겨 봐야겠다. 마오가 누군지도 좀 찾아보고~~^^

    • BlogIcon Heraus 2008/12/01 21:0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사실 명상은 나도 전문적인 건 아니지만, 글은 기말 끝나고 써볼게. ^^

      마오는 연아와 동갑인 일본선수야. 연아랑 쥬니어 때부터 국제대회에서 번갈아 1등 2등 하던 사이고, 현재 국제빙상연맹 공식 피겨 여자 싱글 랭킹은 마오가 2등 연아가 3등이야. 1등은 카롤리나 코스트너인가 하는 캐나다 선수.

  2. 박쪈 2008/12/01 18:0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요며칠 나도 피겨에 완전 흥분 모드 중
    새벽에 일어나서 연아 경기 챙겨보고 마오 경기 찾아보고 그러고 앉아있다
    인엣지 아웃엣지 공부도 하고 고개가 먼저 돌아가니 나중에 돌아가니 페이크니 진짜니 알고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이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인다더라는 누구의 말이 딱이다 싶더라....
    반가운, 그래서 더 반가운

    잘지내니? 나는 잘 지낸다
    우리 잘 지내자

    • BlogIcon Heraus 2008/12/01 21:2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응응, 사랑하면 그렇게 보여야 하는데 내가 어지간히도 막눈인가 봐. 피겨갤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 봐도, 경기장면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그게 뭔 점픈지 파악하는 건 아직 안 돼. ㅋ 남들이 뭐라뭐라 하면 그게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먹는 상태. 더 보면 보이려나? 자꾸 봤더니, 토룹이랑 악셀은 한 60%정도 알아채는 것 같기도 해. (자신은 없어)

      나도 잘 지낸다. 너도 잘 지내는구나.
      우리 잘 지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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