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어제 저녁 샤워하면서 힘 빡 주고 손가락 끝으로 머리를 빡빡 문대다가
갑!자!기!
목과 어깨와 등이 아프면서 목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으허억!
겨우 샤워를 마무리하고 나오긴 나왔는데 옷을 혼자 입을 수가 없었다.
엄마의 도움으로 겨우 옷을 입고
뭐라도 조치를 취해야겠는데 너무 아파 정신이 없다.
소파에 기대 앉아보려 했더니 걸터앉는 건 가능해도 등을 뒤로 기대는 게 불가능했고
다시 방으로 와서 책상 의자에 앉았는데, 등은 어떻게 기대도 목을 기댈 수가 없었다.
엄마께 부탁해서 침을 손에 쥐고 낙침의 대표혈 후계에 침을 꽂으려는 찰나
삐~

등을 문지르는 엄마 손길, 나를 부르는 엄마 목소리, 어지러운 꿈이 뒤섞인 가운데
발과 오른팔의 이상한 냉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어떻게 된 거에요 엄마? 쓰러진 거에요?"
"응"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침 하나를 오른손에 쥐고 왼손 후계를 찾다가
소파에서부터 시작된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이 극심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거꾸러진 모양이다.
식은땀이 난다.
왼팔을 깔고 엎드린 자세인데
통증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호흡은 편안해졌다.
그래도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용을 쓰며 일어났다.
피부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후우.

어찌어찌 왼손후계에 침을 꽂으니 가동범위가 조금 나온다.
겨우겨우 바로 누웠다.
아 감사합니다. 바로 누웠습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서 아주 조금 꼼지락거리는 것조차 불가능.
그렇게 한참 누워있다 보면 베개에 눌린 뒤통수가 아프고 온몸이 불편.
그러면 손으로 머리를 살살 굴려가면서 한참을 버둥거려 왼쪽으로 살짝 돌아눕는다.
거기서도 팔을 조금만 잘못 움직이거나 조금만 움찔하면 아파서 정신이 번쩍!
밤새, 후계에 침을 꽂고 잤다.
얼마간 자다가 뒤통수가 저려 깨면 손으로 머리를 돌리며 버둥거려 돌아눕고
왼쪽 신체부위가 저리면 다시 깨서 또 버둥거려 바로 눕기를 반복하며
가끔씩 잠결에 꿈지럭 하다가 번개같은 통증에 화들짝 깨기도 하면서.
새벽에야 침을 뺐는데
아침이 되니 일어날 수가 없는 거다. 일어나긴 커녕 옆으로 돌아누울 수도 없다.
그래서 다시 후계에 침을 꽂고 손으로 머리를 살살 돌려가며 왼편을 돌아눕고
용을 써서 일어났다.
오른손 후계, 양쪽 발 속골에도 침을 꽂았다. 오후까지 침 네 개를 다 꽂은 채 지냈다.
침을 빼면 바로 운동범위가 확 줄어드니까.

오후에 하려던 과외를 취소하고
같이 학교 다니는 정형외과 전문의 오라버니께 전화를 드려 증상을 보고하니
목 디스크일 거라신다. C8, T1이 문제일 것 같다고.
전화드리기 전에 해부책 보면서 스스로 추정한 바와 같은 결과.
병원에 가볼까요? 여쭈었더니,
가면 MRI를 찍어야 진단이 될 거고, 진단이 된다 해도 별 의미있는 처치는 기대할 게 없다고,
통증이 정 심하거든 '진통제 받으러' 가라신다.
며칠 잘 쉬고, 디스크는 한 번 생겼으면 평생 끼고 산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후아.
이런이런.
작년 하반기에 툭 하면 낙침 생겼고, 교통사고 때문에 엑스레이 찍었을 땐 1자목이었는데
지속적으로 조심했어야 할 것을.. 이런이런.

인터넷으로 뭘 좀 찾아봤다.
뭐 별 영양가 있는 것은 별로 안 나오고
척추 몇 번 이상이면 어떤 신체이상이 따르고 하는 표를 봤다.
C3,4번 이상이면 심장박동이나 호흡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단다.
만성적인 심계정충도 혹시 경추이상과 연관있나?
언제나 그렇듯, 아프면 별별 생각.
팔의 새끼손가락과 팔꿈치 부위가 자주 아팠던 건 확실히 목과 관계있었을 듯.

종일 누워서 쉬었더니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졌다. 이렇게 컴퓨터도 하고...
후계/속골의 침을 빼고도 돌아눕기, 의자에 기대앉기 가능하다.
물론 시간을 들여 용을 써야 하긴 한다.
내일 오전에 친구가 허리디스크를 완치한 한의원에 가보려 한다.
흐. 목이 이래가지고 운전도 못하고 리사도 못 타고
천상, 택시 타야겠지?
택시비, 아까운데.

효효. 내가 하도 딴 짓할 생각만 하고 딴 소릴 해 대니까
하느님이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한 길 가라고 경고해 주시느라고
목이 안 돌아가게 하셨나보다.
하느님, 아무리 그래도, 너무 아프잖아요.  T.T

Trackback Address :: http://heraus.pe.kr/tt/trackback/484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 454 NEXT

Heraus’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Original WP theme by John Wrana / tattertools skin by yuno & 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