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블로그씨가 어떤 선물이 좋냐고 묻기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

얼마 전에 들은 강의 내용이에요.
사람이 사랑을 표현하거나, 남이 나에게 해주는 행동에서 사랑을 느끼는 데는 다섯 가지 언어가 존재한답니다.

1. 칭찬과 인정
2. 함께하는 시간
3. 선물
4. 봉사
5. 신체접촉

누구나 다섯가지 언어를 다 가지고 있고 다섯가지 욕구를 조금씩은 갖고 있지만,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요. 강사였던 수녀님께서 예를 들어 주셨는데요, 부인이 이혼하겠다고 해서 상담받으러 온 60대 부부였답니다. 부인은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자기는 평생 혼자 방치되었다고 주장했고 남편은 무슨 소리냐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그러느냐고 했대요. 이야기해 보니 남편은 4번 언어를 가진 사람이어서 퇴근하면 항상 빨래와 청소를 비롯한 집안일을 도맡아 해줬답니다. 그런데 부인은 2번 언어를 가진 사람이어서 퇴근하면 자기와 같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앉아 TV도 보기를 바랐던 거에요. 그래서 남편은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수십년동안 퇴근하고 피곤한데도 집안일을 다 해 주지 않았느냐'고 했고 부인은 '그런 건 나도 할 수 있어. 나는 늘 혼자였어. 난 늘 혼자 내버려진 채 텔레비전만 보고 있어야 했어.' 그랬답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그 부부가 결혼 초에 이 강의만 들었더라면...

또 그 강사 수녀님의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있는데요, 어느날 수녀님의 올케께서 수녀님께 전화를 걸어 아이가 '고모 수녀님은 나를 하나도 사랑 안 해'라고 하더라고 걱정을 했대요. 그래서 다음번에 동생집에 갔을 때 이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해 줬답니다. 그랬더니 조카가 대번에 '고모! 나는 선물!' 그러더래요. 아하하. 수녀님들은 청빈의 서원을 하고 가진 것 없이 사시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조카가 예쁘다 한들 좋은 선물을 사다줄 수는 없었겠지요. 늘 칭찬하고 인정하는 사랑의 언어를 써서 조카를 예뻐하셨던 수녀님인데 조카는 선물의 언어를 가진 아이였던 거에요. 그 후로 수녀님은 주변 신자분들이 주는 선물 중 조카에게 줄 만한 물건이 있으면 모았다가 조카에게 주신답니다. 수녀님들은 주변에서 선물이 들어와도 당신이 당장 쓰실 게 아니면 남들에게 도로 나눠주시는 게 보통이에요. 예컨대 스킨로션 세트를 받으셨는데 지금 당신이 당장 쓰는 로션이 다 떨어지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주시는 식입니다.  

나는 주로 5번 언어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상황이 통할만 할 때면 포옹하는 걸 좋아해요. 조카들을 봐도 꼭 안아야만 직성이 풀리고, 조카가 나한테 원하는 것 없이 '고모, 이모' 하면서 안겨들 때면 정말 환장하게 좋습니다. 친구들과 길을 걸을 때도 손잡고 팔짱끼고 걸으면 더 좋고요. 아침에 일어날 때도 누가 손이라도 잡아주거나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끔 엄마가 깨워주실 때도 말보다 와서 손이라도 잡아주시면 훨씬 잘 일어나지요.

그리고 나는 선물의 언어가 가장 덜 발달한 것 같아요. 기념일 챙기고 그런 것도 서툴지만, 내 생일에도 선물을 받고 싶은 욕심보다는 축하한다는 말, 손 잡아주거나 등 두드려주는 것, 뭐 그런 게 더 욕심나요.

선물을 받을 때도, 그냥 물건을 사서 주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나를 위해서 수고롭게 움직여주었을 때 더 감동하는 것 같아요. 흠, 그러니까 뭐 값나가는 무슨 선물을 사주는 것보다 의미있는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을 때, 직접 만들어서 주는 선물이라든가 구하기 위해 애써야 했던 선물, 정말 내게 의미있는 것을 헤아려서 준 선물, 이런 거.. 말하자면, 선물보다는 봉사의 언어에 가까운 선물이 좋아요.

그러니 비싼 선물을 받는 것보단.. 차라리 현금이 좋아요. ㅋ
봉사의 언어게 가까운 선물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쉽게 산 비싼 선물, 특히 실용성 없는 것일 때는
말은 못하지만 아까워요. 저 돈이면 얼만데...


하지만 예외적으로, 꽃선물은 참 좋아해요.
^^


----------------------------------------------

블로그씨 질문에 이렇게 내용있고 긴 글을 쓰게 되는 적은 별로 없는데
오늘은 내 블로그에도 한 번 쓸까말까 하던 내용이라 옮겨와 본다.

Trackback Address :: http://heraus.pe.kr/tt/trackback/494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 454 NEXT

Heraus’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Original WP theme by John Wrana / tattertools skin by yuno & 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