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한의대 공부를 하다 보면 가끔 눈을 크게 뜨고 이렇게 소리치게 될 때가 있다.

"히익! 그걸 다 손으로 썼어!"
"히익! 그걸 다 컴퓨터로 쳤어!"
"히익! 그걸 다 외웠어!"
"히익! 그걸 다 다시 듣고 정리했어!"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미친 짓이야!!!"




그런데 그 미친 짓을 하지 않으면
미치고 팔짝 뛴다.
이래 미치나 저래 미치나 마찬가지라면
먼저 미치는 게 남는 일이다.




* 2007년까지는 안 미치고 살다가
결국 미치고 팔딱 뛰었고

2008년에는 미치고 팔짝 뛰던 정신을 가라앉혔고

2009년 드디어 나도 가끔씩 미친 짓을 한다...
아 진작에 이렇게 미쳤으면
미치고 팔짝 뛸 일 없었겠구나, 하면서.




* 생각해 보면 한의대 오기 전에 했던 일들도
그냥 우아하게 손 털고
안 미치는 선에서 해결보려고 했었다.
그러니 뭐든 안 됐었겠지.
그 중 몇 가지는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도 마음에 도끼 자국이 팬 것처럼 생각하면 아픈데...
뭐 그리 두려워서 안 미치려고 버텼는지.

지금 여기에 미치지 않으면
나중에 또 돌아보면서 미치고 팔딱 뛸 것이다.

그리고 말하겠지.

"내가 미쳤지. 왜 그랬을까? 기왕 하는 거..."




* 미치자.
미치고 팔딱 뛰지 않아도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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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arl 2009/06/17 16:3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ㅋㅋㅋㅋㅋ 넘 재밌다.

    • BlogIcon Heraus 2009/06/21 09:1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펄, 너는 성실한 인문학자이니까 안 미쳐서 미치고 팔딱 뛰는 걸 스스로 경험해보진 않았겠지만, 사실 무슨 분야든 똑같지 않니? 네가 아주 즐겁게 해내고 있는 사슴뼈 분석 같은 거, 끝도없이 출토되는 사슴뼈를 하나하나 털어내고 맞추고 분석하고 관리하는 거, 관심없는 사람이 보기엔 그것도 '미친 짓이야~'라고 할 만 하잖아. 너는 거기서 어떤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발견하기에 전혀 미친 짓이라고 느끼지 않고 일을 하겠지. ^^ 하지만 나같이 게으른 사람이 너와 같은 분야에서 논문을 쓰겠다고 했다가는... 사슴 뼈 분석을 미루고 또 미루다가 논문 마감일이 닥쳤을 때 미치고 팔짝 뛰며 가슴을 쥐어 뜯겠지. ㅋㅋ

      원문 100페이지를 디립다 외워대는 것도, 하다 보니까 나름 재미있고 아름답더라. 으흐. 전체 재시가 확정되었지만, 아름다움을 살짝 느껴보았기에 즐겁게 접근하려고 해. 일주일만 더 미치면 되는 걸 뭐. ^^

  2. BlogIcon 랑랑 2009/06/18 00:1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저도 요즘 글쓰기에 미쳐가고 있습니다!! 미치고 팔딱 뛰는 건 아니고
    진짜 신나게 미쳐가고 있어요~!! 힘내요, 언니!

    • BlogIcon Heraus 2009/06/21 09:1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고마워 랑랑. 근데 사실 글쓰기는 신나게 미쳐도 팔짝 뛰게 되는 분야 같아. 특히 픽션일 때는... ㅠ.ㅠ 나보다도 랑랑에게 화이팅!!! ^^

      아무튼, 나는 랑랑의 집에 놀러가는 건 8월이나 될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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