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어제 화요일, 대전 아카데미 극장에서 드디어 봤다.
재미있었다....

대전은 서울보다 소자본 비인기영화가 빨리 내려가버린다.
페어러브도 처음 개봉은 다섯군데쯤 했던 모양인데 개봉첫주말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내렸나보다.
지난주말을 연수 들어가서 보내고 나와 월요일에 검색해 보니
언제 가도 상영시작시간 직후까지-_-;; 좌석을 구할 수 있는 아카데미극장
한 군데 남아있었다.
그나마 오전시간은 없고 오후만 3회 상영.
어쨌든 봤으니 다행. ^^
(현호야, 내가 관객 수 4명 늘렸다...)

* 흠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아는 사람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굉장한 재미였다.
특히, 내가 아는 평소의 현호랑 비슷하면서 코믹한 캐릭터라서..
비중이 아주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현호가 나올 때마다 크게 웃었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 안성기씨의 연기야 뭐 말할 것도 없었고...
극중 '엄마 뱃속에서부터 도망만 다녀서 애가 쫌 불안한' 역할 이하나도 불안하면서 예뻤고...
풍경도 예뻤고...


* 에고 도대체 사랑이 뭐래.
극중 재형(현호..)의 말: "외계인이라도 사랑하면 결혼해야죠" 근데 그 외계인이 이뻐야 한다나. ㅋ. 뭐 아무튼 예쁘든 안 예쁘든, 자기 마음에 꽂히면 외계인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게 인간이라는 존재 맞지... 그런데 결혼? 우후... 외계인이랑 결혼이라. 글쎄. -_-;;;

사랑과 결혼은 별개라고, 결혼 따위 제도화된 가부장제에 불과하다고 투덜대고 살던 어린 시절은 이미 지났고.. 지금 나에게 남자와의 사랑은 결혼을 전제로 한다. 당장이 아니라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언젠가 결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안 보이는 남자와는 연인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 다행히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내 또래 30대지만, 만약에 나보다 나이가 스물몇 살 많은 '오빠'를 사랑하게 된다면... 흐.. 상상만으로도 '미친 거 아니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5살 많은 남자와 진짜 깊이 사랑하며 결혼준비를 시작했다가 결국 그 남자가 준비한 약혼반지를 받지 않음으로써 관계를 끝낸 사람을 알고 있다. 내 나이가 20대가 아닌 30대고, 남자와의 나이차이가 스물몇살이 아니라 열몇살만 돼도 그렇게 사랑이 결혼으로 연결되기는 참 두렵고 어려워진다. 하물며 여자는 20대 남자는 50대라면... 우어. 사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상대가 60대라도 어떤 계기가 있다면 사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결혼은.. 나는 못한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결혼 못할 연인관계를 시작도 유지도 할 생각이 없으므로 사랑하게 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잊거나 피하려고 들 것이다. 그러나 또한 생각해 보면, 아무리 어쩌려 해도 어째지지 않는 미친 감정이 사랑이므로 실제상황으로 닥친다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내 성격과 내 마음으로 아빠 또래의 남자랑 결혼은 못할 것 같다. 남의 눈도 눈이지만, 그 남자가 몇 년 못가 젊은 나를 두고 죽을 게 뻔하다는 스트레스를 나는 결코 못 이길 거다.

그래서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30대라는 게 너무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


* 안성기가 목사친구랑 대화하던 장면들이 재미있었다.
마침 영화 같이 본 사람들이 다 천주교신자들이어서
특히 그 '고백성사 씬'을 두고두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안성기씨 본인도 천주교 신자라고 알고 있는데.. ^^


* 아무튼...
이 영화... 관객이 얼마나 들었으려나?
감독은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잘 됐으면 좋겠다.
감독도.. 여기 출연했던 배우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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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arl 2010/01/27 07:5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나도 알았더라면 진작에 영화 봤을텐데...울 아빠의 어린 시절부터 절친인 안성기 아저씨를 어제 만났는데 아저씨 왈 이 영화가 꽤 괜찮은데 개봉관을 몇 개 못 잡아서 아쉽다고. 갑자기 고백성사 씬이 무지 궁금해지는 걸!! 고등학교 동창이 영화에 나왔다니 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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