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아침에 일어나기 직전에
연아를 에스코트하는 꿈을 꿨다.
오오!!
월드컵구장처럼 커~다란 경기장에서 하는 아이스쇼가 있었는데
연아에게 문제(뭔지는 기억 안 남)가 생겨서 어딜 다녀와야 했다.
그래서 내가 동행해 안내를 했다.
그리고 돌아오다가 어떤 다른 사람의 실수로 지하철(웬 지하철!)을 한 정거장 지나쳤는데
건너가서 반대방향 전철을 기다리고 어쩌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연아와 함께 미친 듯이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경기장으로 왔다.
경기장에 내려서도 마구 뛰다가 연아가 더 빨리 뛰어가 사라졌는데
나중에 보니 대기실에서 공연준비 잘 마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오서 쌤이랑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스탭들이 왔다갔다하는 무대 옆 공간에 서서
아이스쇼를 보며 뿌듯해 했다.
지하철 놓치고 쌩난리가 되기 전, 기분좋을 때,
연아에게 말했다.
당신을 위해 정말 많이 기도하고 있고,
나말고도 그런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당신은 잘 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연아가 그 말에 참 고마워하고 힘을 얻는 것 같았다.

깨고 보니 이런 황당. 쨌든 기분은 좋더라.

뚜레쥬르에서 4월말에 했던 아이스쇼 표를 주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그 때 내가 뚜레쥬르 빵 엄청나게 사먹었다.
그것도 한 지점에서만 쭉.
그랬더니 나중엔 그 집에서, 남들이 버리고 간 응모번호표까지 모았다가 날 줬다.
이벤트 응모기간 끝난 다음날 가서
이벤트 안내 포스터 버리실 거면 달라고 해서 받아왔다.
어제밤 세수하고 얼굴에 뭐 좀 바르는데,
거울에 반대편 벽에 붙은 연아사진이 비쳤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 했는데 무의식에 깊이 각인됐던 모냥이다.
흐.


* 요즘은 씨즌도 아니고 시험은 쏟아지고 그래서
팬질의 안테나를 확 꺾어놓은 상태인데...

그래도 계속 드는 생각 하나는
일본에서 연아팬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거다.

ISU의 이상한 룰 개정, 편파판정 논란...
ISU를 움직이는 건 일본 광고주라는 건 암암리에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
그런데 그 광고주들을 움직이는 건 일본 시청자다.
그러니 그 시청자들 중에 연아팬이 많이 늘어난다면
연아를 대놓고 몰아가는 상황은 줄어들 터.
물론 싸잡아 '대중'이 되어버리는 사람들의 수준은 별로 높지 않아서
일본에 '일본 선수보다 한국 선수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기는 어려울 거다.
하지만 피겨 자체를 감상할 줄 아는 수준높고 순수한 연아팬이 늘어나서
연아에게 불리한 것들에 대해 언짢아하는 시청자들이 많이 생겨난다면
그 시청자들 보라고 ISU 경기에 광고판 거는 기업들도,
그 기업들한테 광고료(말이 좋아 후원이지..) 받는 연맹도
연아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을 것... 아니겠는가?

내가 너무 순진한가? 단순무식한가?
어쩔 수 없다, 그게 나다.
그리고 이런 시도가 대세를 바꿀 만큼의 힘을 발휘할 수는 없을지라도
앉아서 일본욕 하고 국제빙상연맹 욕하고 그러는 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이고 연아에게 진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있는 사람은 생각할지어다.

아무튼, 연아의 팬으로서 무엇이라도 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어와 영어 및 그 외 세계 주요 언어들로
연아의 아름다움과 뛰어남을 드러내는 포스팅들을 열심히 생산해 내 주면 좋겠다.
연아팬은 그 층이 무척 두터워서
생각도 못했던 여러 분야의 능력자들이 정말 깜짝 놀랄 일들을 많이 보여주던데
어느 일본어 능력자들이 일본어로 연아 팬 블로그라도 운영해 주면
연아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다만, 이 때 절대로 일본선수를 언급하거나 연아와 다른 선수를 비교해선 안 된다.
연아는 이미 그런 걸 다 뛰어넘은 절대적 우월성을 가진 선수인데
괜히 비교하고 그러면 그 절대적 우월성만 깎아먹고
민족감정, 국적의식 건드려서 반작용으로 안티팬 양산하기 좋다.

*아놔, 뭐야.
수요일날 시험보는데 또 이런 포스팅이나 하고 있어.
시간은 또 몇 시래...

근데 이 글 몇 주째 쓰고 싶은 걸 참고 있었다.
계속 참았으면 기말고사까지 끌었을 수도 있으니 기냥
속시원히 오늘 털길 잘 했다고 생각할란다.

* 하느님 연아에게 금메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연아와 늘 함께해 주실 것이니 감사합니다.
연아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당신께 기도하오니
늘 곁에서 그를 지켜주소서!
아멘!!


* 뒤늦게 중간고사 기간에 있었던

연아의 2008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Skate America) 동영상 보고 버닝 중.



* 연아가 입장하면서 성호긋는 장면이 눈에 띄더라.

저 친구 천주교 신자? 옛날에도 성호 그었던가?

검색해 보니 올 5월에 세례 받았다고 한다.

고관절 부상 때 치료받던 병원 원장님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셔서,

병원내에서 예비자교리반을 운영하실 정도이셨단다.

그 영향으로 어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았다고.



관련기사 : 빙판 위의 별, 세례명도 스텔라



솔직히, 유명인이 나와 같은 종교를 가졌다는 게 안 반가운 사람 있을까.

그것도 연아처럼 드러나는 사람이,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 경기장에서 그 아름다운 팔로 성호를 긋는 장면은,

가톨릭 신자로서 가슴 뭉클했다.

이전까지 연아를 보면서 감탄도 하고 감동도 했지만 딱히 그를 위해 기도한 적은 없었는데,

성호 긋는 연아를 보니 그를 위해 기도하게 되더라.



* 김연아의 성호가 내 눈만 잡아끈 것은 아닌 듯.

네이버 검색창에 '김연아 종교'로 검색하자 수많은 블로그, 카페, 지식인 글들이 떴고

관련 검색어로 '김연아 성호', '김연아 천주교' 등등이 떠 있었다.

어떤 독실한 가톨릭 신자분은 자기 블로그에 이번 경기에서

김연아가 입장하며 성호를 긋는 장면만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 관련없는 얘기지만

스텔라는 내가 세례받을 때 '추천'받은 세례명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소녀들이 세례받을 때면 남들 잘 안 쓰는 특이하고도 예쁜 세례명을 고르고 싶어 하는데,

나도 그랬다.

큰집 언니들은 다 나보다 훨씬 일찍 세례를 받았기에 작은 언니에게 추천을 부탁했는데

언니가 추천해 준 것 중 하나가 스텔라였다.

근데 그 시절엔 '스텔라'라는 자동차가 있었다.

그래서 그 예쁜 이름이 하나도 안 이쁘고 이상하게 느껴져서 생각도 안 했지.

결국 언니가 추천해 준 이름 중에 특이하면서 내 원래 이름과 비슷하게 생기 '마리나'가 세례명이 됐지.


내가 세례명에 담긴 의미들에 주목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나

20대의 온갖 정신적 영적 방황 끝에 가톨릭 신앙으로 '되돌아온' 후다.

이미 바꿀 수 없는 세례명이지만

어릴 때 그냥 입에서 맴도는 음성적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의미에 주목했더라면

다른 이름을 택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아마 이런 생각을 했더라면(그리고 스텔라라는 차가 얼마 안 가 단종될 것을 알았더라면)

나도 스텔라 라는 이름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 많은 바깥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달리

천주교에서 성모 마리아는 숭배의 대상이 아닌 공경의 대상이다.

한 마디로 신이 아니라 성인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다른 성인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공경과 사랑을 받는 성인인데,

그도 그럴 것이 마리아 없이 어떻게 그리스도교가 성립됐겠는가 말이다.



마리아는 약혼한 상태에서

하느님의 천사로부터

'네가 성령으로 인하여(즉, 네 남편될 사

람과 상관없이!) 아이를 낳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순하게 대답하였고

그로써 신의 肉化가 가능하였다.

예수님의 짧았던 인간으로서의 생애 내내 마리아는 주요 장면마다 등장한다.

게다가 성경에 안 나온 부분까지 생각해 보라.

마리아는 예수님에게 수유도 하고 기저귀도 채웠을 것이다.

삼시 밥을 해 먹이고 안고 업고 다녔을 것이다.

그 과정 없이 하늘이 인간이 되시어 인간에게 구원을 보여주시는 것이 어찌 가능했겠는가.



그렇기에 성모 마리아는 가톨릭 교회에서 절대적인 사랑과 공경을 받고,

그런 만큼 많은 별칭을 갖고 있다.



스텔라도 그 중 하나이다. 바다의 별이 항해하는 사람들의 지표이자 희망이 되듯이

성모님이 우리 신앙의 본보기이며 희망이라는 뜻이다.



연아에게 참 잘 어울리는 세례명이라고 생각한다.

신문기사 제목처럼 '스타'라서가 아니다.

연아는 정말 바다의 별과 같은 희망을 주지 않는가!

게다가 연아의 인터뷰나 연아가 직접 쓴 글들은 참 많은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만 하다.



* 종교 얘긴 그만 하고...



* 이번 대회에서 연아 정말 멋있었다.



언제 봐도, 비현실적일 정도로 멋있는 동작들.

그리고 몸도 전보다 더 늘씬하고 아름다워 보이더라.

아가씨가 다 되어서 그런가...

표정이나 연기력도 예전부터 아름다웠지만 한층 더 깊어진 것 같고

강렬했다.



연아언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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