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스몰토크, 데브라 파인, 김미옥, 21세기북스


* 책표지를 두른 빨간 띠에 적힌 문장
"왜 내가 말하면 정적이 감돌까?"
으으윽, 가슴에 날아와 비수처럼 꽂히는 저 말!!
정말로, 내 마음 속 깊숙이 자리잡은 의문이었어요.
내 나름대로 대화를 살려본다고 적극적으로 질문도 던져보고 말도 꺼내보고,
웃으시라고, 내 딴엔 유머랍시고 몬 소릴 해도 아무도 웃지 않고, 누군가는 아주 진지하게 대답하고..
아아,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21세기북스에서 서평이벤트하는데 책날개의 저 글귀가 내게 박히길래 주저없이 신청했고
참 고맙게도 당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몰토크'를 받아 읽었습니다.
저자는 어릴 적에 뚱뚱하고 말주변이 없어 왕따까지 당했다네요.
인간관계에 완전히 자신감을 잃은 저자는
남들과 최소한의 관계만 맺고 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그치만 말없이 주어진 일만 쑴벅쑴벅 해 내면 되는 건 입사 후 몇 년 안 되는 기간 뿐이죠.
어느 순간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직장에서 곤경에 처하고
이혼까지 당하는 난감한 처지가 되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을 보면 추측할 수 있듯이,
이후 행복한 반전이 있었다지요.
대화를 이끌어가는 법을 배우고, 스몰토크 강좌를 열고, 끝내 책으로까지 쓰면서
저자는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 이 책은 여러가지 상황과 예문을 제시하여
대화를 끊어먹는 화법과 대화를 잘 이어갈 수 있는 화법이 무엇인지를 이해시켜줍니다.
상황별로 응용이 가능한 스몰토크 문형도 제시해 주고요
대화 참가자 중에 사람들의 기분을 망치고 대화 자체의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때
(저자는 이런 사람을 '대화 범죄자'라고 부릅니다. ^^)

*어떻게 적절히 대처하여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할 수 있는지도 가르쳐 줍니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건 다음과 같아요.
-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모든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방법
- 지루한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
- 새로운 화제로 바꾸는 방법
- 각종 사교적인 모임과 파티, 리셉션을 느긋하게 즐기는 방법
- 업무상 친구가 되는 방법
- 대화도중 정중히 자리를 뜨는 방법

* 아무래도 대화나 인간관계는 문화마다 차이가 많은 편이잖아요,
어떤 부분들은 한국적인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긴 무리가 많이 있어요.
가령 저자는 파티나 처음 보는 사람과 안면을 터야 하는 경우들을 자주 거론합니다만
한국사회에선 좀 얘기가 다르죠. 파티 같은 건 남의 나라 이야기고,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는 것도 기존의 인맥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게 보통이죠.
(요즘은 각종 동호회나 강연/스터디 등을 통해 생판 낯선 사람끼리 만나는 경우도 있긴 하죠..)
식당 같은 데서 혼자 온 사람들끼리 눈인사로 시작해서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런 것도 미국영화에서나 보는 일들이구요.
하지만 대원칙을 파악한다면 변용이 가능하겠죠.
어느 문화권 사람이든 결국 같은 본성을 공유하니까요.

* 이 책을 읽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은
다른 사람에게도 대화하기나 관계맺기는 쉬운 과제가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해요.
다른 사람들도, 원활한 대화를 위해선 '미리 준비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도, 새로운 관계의 장에 들어서기 전엔 '심호흡을 해야' 하고,
'스몰 토크'에 대한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등 애를 써서 배운 뒤  (19쪽)
'제2의 천성이 될 때까지' '부지런히 연습'해야만 한다는 거에요. (183쪽)
아하, 다행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요.
하긴, 나만 빼고 모두가 관계의 달인이고 대화의 달인이라면
어떻게 저자가 '대화의 기술'을 가르쳐서 먹고 살 수 있겠어요. ^^
하지만 위안이 되는 동시에, 도망갈 곳이 사라지는군요.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면 '난 천성이 내성적이라 절대 못 해'라는 핑계는
더이상 내세울 수 없으니까요.
화이팅!

* 이 책을 읽고나면,
역시나 세상에 꼼수는 없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잘 쓰여진 자기계발서 들을 읽으면 언제나 이 진리를 되새기게 되죠.)
인간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존중.
대화와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는 데 이 뻔하고 평이한 원칙 이외의
다른 무슨 기똥찬 왕도가 있는 건 아니죠.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다른 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대화란 어떤 것인가?
그 각론은 Small Talk에 있습니다!


인상깊은 구절
소심한 것과 건방진 것은 전혀 다른 것임에도 때로는 비슷해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일부러 침묵을 지키다가는 건방진 허세꾼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대신 가벼운 스몰토크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먼저 대화를 시작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당신도 그들처럼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가르쳐준 것과 달리 침묵은 금이 아니다. p32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자기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한다. p154

자신감은 잘생긴 외모 다음으로 강력한 매력 p158

경청이란 단순히 듣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단순히 대화 내용을 열거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무엇보다도 눈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두리번거리지 말고 눈앞의 대화에 계속 집중하는 것이다. 간간이 고개를 끄덕여 열심히 듣고 있다는 신호를 주면 이야기하는 사람도 사기가 돋는다. _p79 
 
좋은 대화의 원칙은 주고받음에 있다. 만일 당신이 질문만 던진다면 상대방은 공평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사실 이 중요한 일을 매우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적어도 예전에는 나도 그랬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 중 하나, 혹은 둘 다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첫째, 자기 삶이 너무 평범해서 따분하게 들릴까 걱정한다. 
둘째, 너무 자기중심적이거나 거만해 보일까 걱정한다. _p98



Heraus’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Original WP theme by John Wrana / tattertools skin by yuno & 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