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누구나 자기자신이나 자기의 것을 이상화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지는 본능 같은 것인데, 그것이 바로 驕이고 慢이다. 그러나 어떤 본능이든 그렇듯이, 교와 만도 늘 정당한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신의 것을 사랑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기 것이기에 더욱 더 바로 보고 바로 알 필요가 있다. 특히나 무엇이든 터무니없이 우상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발견한 한글에 관한 글이 나를 자극하기에 가져와 본다. 얌전히 가져오지 않고, 말끝마다 토 좀 달아보련다. 이하 글에서 모든 검은 글씨와 그림파일들은 http://www.sciencetimes.co.kr/에서 퍼온 것. 붉은 글씨는 나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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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중국 문자가 될 뻔했다?
세계 공용어로 가장 적합한 언어
▲ 훈민정음 해례본.  ⓒ
요즘 중국어 열풍이 뜨겁다. 조기교육의 중요성 때문인지 중국어 학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중국어를 힘들여 배우지 않아도 될 뻔한 일이 있었다. 과연 그게 어찌된 사연이었을까. 여기서부터 드러나는 필자의 무지! 언어와 문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 사람 주장대로 중국에서 한글을 가져다 쓰게 되었다 하더라도 중국어와 한국어가 다른데 중국어를 안 배워도 된다고? 웃기지 마라. 실제로 웬만한 한국 사람들이 중국어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건 한자가 아니라 성조나 발음이다.

중화민국의 초대 대총통을 지낸 위안스카이는 1882년 임오군란 때 조선에 와서 청일전쟁 직전에 중국으로 돌아간 이른바 조선통이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이 어려운 한자 때문에 문맹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선의 한글을 중국인에게 가르쳐서 글자를 깨우치게 하자고 주장했다.

조선에 머물면서 한글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익히 보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소국의 문자를 쓸 수 없다는 중국 지배층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그 후에도 한글의 우수성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언어 연구에서 세계 최고인 영국의 옥스퍼드대 언어대학은 과학성, 독창성, 합리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에 대해 순위를 매긴 적이 있었다. 그때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문자가 바로 한글이다. 옥스퍼드대에 언어대학이라는 데가 있나? Medieval and Modern Languages Faculty 라는 걸 요렇게 번역한 거라면. 뭐 요 정도는 용서해 주지. 과학성, 독창성, 합리성이 기준이라면 한글이 1위할 만 하다. 왜냐하면, 긴 역사에 걸쳐 '발생'하고 '정착'된 게 아니라, 어느 시대에 일부러 학자들을 모아 창제한 문자는 많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로 한글의 창제에는 당시의 모든 음성학적 철학적 지식이 집약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1996년 프랑스에서 세계 언어학자들이 참석한 학술회의에서는 한국어를 세계 공용어로 쓰면 어떻겠냐는 토론이 오간 적도 있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제어드 다이어먼드 교수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이며, 이 때문에 한국이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다는 논문을 1998년 과학잡지 ‘디스커버’ 6월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또다시 무식. 한국어를 공용어로 쓰자구, 웃기고 있네. 이렇게 두루뭉실하고 부정확한 정보만 가지고는 96년에 어떤 언어학자들이 모여 뭔 얘길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이 글의 언급에 가까운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믿어주고 가능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 정도 될 거다.
'프랑스에서 음성학자들이 모여서 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국제음성기호, 로만알파벳 문자를 기본으로 그리스 문자, 자획을 변형시킨 로마자, 각종 보조기호 등을 활용한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영어 발음기호'라고 말하는 기호체계도 여기서 유래한 것.)관련 회의를 했는데, 한글을 활용한 기호체계의 우수성에 대해서 언급이 되었다.'
물론 이것조차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이게 사실이라고 치면 이 일의 발단은 한국인 음성학자 이**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명예교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과연 한글은 왜 그처럼 우수하고 뛰어난 문자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우선 IT의 대표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그 예를 찾아본다.

컴퓨터 자판을 보면 왼쪽에는 자음이 배열되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모음이 배열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는 양손가락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모든 글자를 컴퓨터 화면에서 자유롭게 조합하고 생성할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자판은 겨우 1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것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부터 마치 미래의 정보화 시대를 예견이나 한 것처럼 과학적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천지인(天地人)의 원리를 반영한 모음은 하늘을 상징하는 점(ㆍ)과 땅을 나타내는 가로획(ㅡ), 사람을 뜻하는 세로획(ㅣ)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따라서 세 자의 조합만으로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의 10개 단모음은 물론 ‘ㅐ ㅒ ㅔ ㅖ ㅚ ㅘ ㅙ ㅟ ㅝ ㅞ ㅢ’ 등의 복모음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또한 자음의 기본글자인 ‘ㄱ ㄴ ㅁ ㅅ ㅇ’은 그 글자를 발음할 때의 혀나 입의 구조 등 발음기관을 본떠 만들어졌다. 여기에 획을 더하면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지므로, 매우 체계적인 음성분류를 따르고 있다.

수많은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어나 1백자가 넘는 일본의 가타카나 문자를 생각해보면 한글이 얼마나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첨단 문자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더구나 한글은 자음과 모음 24자의 조합만으로 1만2천여 자의 음절을 만들 수 있어 외국어 등의 새로운 소리를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그도 이쯤 되면 칭찬해 줘야 하나? 장난하냐? 한글이 정보화시대에 어울리는 첨단 문자라고? 훌륭한 한국의 전산개발자들의 성과에 힘입어, 자판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힘 안 들이고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글은 모아쓴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전산적으로 결코 효율적인 문자가 아니다. 한글이 24자라고? 웃기시네. 한글은 1만2천여 자다. 이게 무슨 21세기에도 여전히 손으로 아니면 글을 못 쓴다는 소설가 김훈 선생이 쓴 글도 아니고, 인터넷 과학저널 편집위원이 쓴 글인데, 무슨 소리신가? 설마 진짜로 몰라서 이렇게 쓰신 건 아니실 테고, 개그하신 거겠지?

한글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소리와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어나 프랑스어의 경우 의성어의 수가 적고 의태어라는 용어조차 없을 정도다. 때문에 외국인이 말을 할 때는 제스처를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말을 할 때 제스처를 함께 쓴다는 것은 그만큼 언어의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한글과 한국어 또 구분 못하지. 한글에 의성어 의태어가 어디있나. 한국어에 의성어 의태어가 있는 거지. 한글은 문자고 한국어는 언어다. 한글은 한국어를 기록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리고 말할 때 제스처 많이 쓰는 걸 저렇게 단순하게 싸잡아 말할 순 없다. 문화적 맥락, 개인차 등 많은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한국인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몸의 움직임이 많은 것, 목소리 톤이 높거나 말이 빠른 것 등을 경박하고 좋지 못하게 여기는 문화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과연 한국인들이 한국어의 표현력이 그렇게 좋아서 제스처를 적게 쓰나? 그리고, 한국인들이 제스처를 진짜로 적게 쓰는지 정량적 조사를 해 보고 하는 소린가?

국내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의성어나 의태어 단어를 봤을 대뇌의 브로드만 영역 19번이 공통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곳에 위치한 방추열은 얼굴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는 곧 피험자가 의성어나 의태어로 된 문자만 봐도 뇌에서 영상을 떠올린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부들부들’이란 단어만 봐도 사람이 몸을 떨고 있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수많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지닌 한글로 우리 민족은 풍부한 감성은 물론 영상의 이미지화 능력까지 키울 수 있었다. 이 실험결과대로라면 최근에 한류 붐을 일으키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빼어난 영상미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자, 우린 지금 논리적 비약이란 무엇인가를 실천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한 단락을 보고 있다.

미래의 과학기술에서도 한글은 단연 독보적인 위력을 가진다. 미래에는 컴퓨터의 자판이 없어지고 음성인식을 이용한 기술이 발달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같은 음소 문자인 알파벳보다 한글이 음성인식에서 뛰어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영어는 동일한 모음이라도 단어마다 다른 소릿값을 가지는데 비해, 한글은 하나의 모음이 하나의 소릿값을 가지기 때문이다.
고질적이다. 언어체계와 문자체계의 혼동. 영어랑 한글이 어떻게 비교대상이 되나. 영어랑 한국어, 또는 알파벳과 한글이 비교 대상이지. 그리고, 알파벳은 영어의 문자가 아니다. 알파벳을 로마자라고 하지 않는가. 로마제국 언어인 라틴어를 적던 글자가 유럽 전역에 퍼져 유럽 언어들을 적는 데 쓰이게 되었고(지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바, 그 중 영어는 아주 늦은 축에 속했을 것이다.), 이후 제국주의시대를 거쳐 다수의 아시아,아프리카 언어들도 알파벳을 사용해 적게 되었다.
로마자는 모음 글자가 다섯 개 뿐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모아쓰기를 하지 않으므로 모음의 개수가 많은 한글보다도 오히려 확장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즉, 한글은 모음글자가 많은 대신 그 모음글자 중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모음소리는 적을 방법이 없지만 알파벳은 글자를 겹쳐쓰기로 약속하면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로마자는 특정 언어 하나만을 적는 데 사용되는 게 아니라, 여러 언어를 적는 데 사용되어 온 역사가 이미 길기 때문에 이런 겹쳐쓰기 방법이 여러가지로 개발되어 있다. 한글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운운하는 얘기로, 한글이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고 어쩌고 하시는데, 웃기지 마셔라. 한글은 한국어라는 특정 언어에 맞제 개발되어 그 특정언어만을 표기하면서 발달해 온 문자다. 한국어에 없는 소리는 표기 못 한다. (한국어도 최근의 음성언어는 적지 못한다. 애들이 '너 그 오빠 사겨?'라고 쓰는 이유가 뭐겠는가...) 게다가 알파벳처럼 다른 언어를 표기한 전력도 없고, 모아쓰기라는 아주 독특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확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한글로 다른 언어를 적으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쓰는 한글을 그대로 들고 나가는 게 아니라 원래 한글에는 없는 문자들을 더 만들어 추가하고 모아쓰기를 하지 않고 풀어서 쓰는 체계로 바꿔서 들고 나간다. 그런데 그게 한글인가? 한글에서 유래했다거나 한글에서 확장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그건 이미 한글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파벳에서 영어 얘기로 두리뭉실 넘어가면서 단어마다 다른 소릿값 운운하시는데, 알파벳 쓰는 언어 중에서도 영어처럼 표기와 발음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언어는 흔치 않다. 전통적으로 알파벳을 사용해온 유럽 언어들도 대부분 1대1까지는 안 되더라도 표기가 정해지면 발음이 정해지는 다대일 함수에 가까운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고, 19세기 이후에 알파벳을 도입한 언어들은 거의 1대1의 음소단위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a’의 경우 ‘에이, 아, 애, 어, 에’ 등의 다양한 발음으로 읽힌다. 따라서 ‘apple’을 컴퓨터가 ‘애플’이라고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모르는 상태에서는 ‘에이플’인지 ‘아플’인지 알 수가 없다. 즉, 컴퓨터에 입력된 단어를 음성으로 바꿀 경우 여러 가지 소리를 낼 수 있는 알파벳보다는 한글로 입력된 문자들의 작업이 훨씬 더 쉽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요 위 단락에서 실컷 설명했다. 영어보다 한국어 단어가 편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알파벳보다 한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여기선 '영어보다 한글'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1446년(세종 28년) 10월 9일로부터 꼭 560년이 되는 날이다.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휴대폰과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대며 영어나 다른 외국어 공부하기도 바쁜데 왜 국어란 과목을 따로 배우야 하는지 불평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설마, 배우야 하겠어 배워야 하지. ㅋ 오자는 그냥 귀엽게 봐 주자. 이성규씨가 마지막에 말한 그런 불평을 도대체 누가 한다는 거야. 본인이 하던 불평 아냐?
/이성규 편집위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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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한글사랑이나 한글자랑에 대한 글을 쓰시려는 분들을 위한 몇 가지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
1. 한글과 한국어 구분하세요. 언어체계와 문자체계는 엄연히 다릅니다.

2. 한글의 우수성과 한계 제대로 알고 쓰세요. 한글은 만능문자가 아니라 한국어를 적는 데 매우 적합하며, 언어학적으로 우수한 면을 가진 문자일 뿐입니다. 한국어에 없는 소리는 한글로 절대 못 적어요.

3. 문자의 언어학적 우수성과 실제 활용상의 우수성 혼동하지 마세요. 한글은 모아쓰기 때문에 전산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수많은 세계 언어를 적기 때문에 국적 없이 친숙한 알파벳 문자보다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무문자 소수민족 언어를 한글로 적을 수 있게 해 주자구요? 그렇게 하는 건 알파벳으로 적는 것에 비해 측정 불가능한 비경제성이 있습니다. 어떤 언어든 한국어와 똑같은 음성 체계를 가지지 않은 한은 한글을 그대로 갖다줄 수 없으므로 기존 한글을 이용하더라도 문자를 새로 개발해야 하고, 그 문자를 전산화하려면 소프트웨어와 폰트를 다 새로 마련해야 합니다. 게다가 알파벳으로 적으면 훨씬 많은 문화권의 훨씬 많은 인구가 대충이라도 그 언어의 음을 흉내내 읽을 수 있지만 한글이나 한글 활용 문자로 적으면 그걸 배운 사람 아니고는 못 읽습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복잡한 관계에 놓은 민족들의 언어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알파벳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알맞습니다. 따로 배우지 않으면 전혀 읽을 수 없고 특정국가색이 뚜렷한 한글을 굳이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떤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위기로 몰고 갈 수까지 있습니다.

4. 알파벳은 영어의 문자가 아니라는 거 기억하세요.

5. 영어의 특성이 알파벳의 특성인 양 착각하지 마세요.

터키가 돌궐의 후예고 돌궐은 고구려의 형제국이므로 터키가 우리의 형제국이라는 소리가 인터넷에 마구 돌고 있단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라. 그건, 말도 안 될 확률이 99.99999%이다.

제발 좀.
이런 짓들 좀.
그만할 수 없나.

--;

나도 2001년에 그놈의 삽질 안 했으면
우매한 대중으로 머물렀을 테지만...
아 그러니까 좀 제발...
이런 짓들 좀 그만 하지.

특히 오마이뉴스가 생기면서 이런 썰들이 자꾸 정설인 양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오마이뉴스가 새로운 언론상을 만들어냈고 어떤 순기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마이뉴스에선 비전문가들이 아무나 글을 쓸 수 있고, 그 글의 가치를 판단하여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될 위치에 두느냐 마느냐 하는 편집권은 상당부분 비전문가 '대중'에게 있다는 점이
자꾸만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한국 각계각층에 포진해 있는 過민족주의자들이 한국어가 어디 나라 말이랑 비슷하대는 둥, 한민족이 어디어디에도 살고 있대는 둥, 한민족이 세계에서 제일 우월하대는 둥, 한국어가 가장 뭐시깽이한 언어래는 둥 하는 글들을 자주 올리고, 민족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한국 대중들은 그 따우 글들을 마구 클릭하고 추천하고 퍼가며 썰을 확대재생산한다.

오마이 뉴스에서 각광받은 기사 내용이고, 먼 곳의 어느 민족 혹은 어느 언어와 한민족을 연관짓고, 한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그런 글들은 일단 뻥이라고 보시면 된다.(그렇다고 기존 언론, 특히 조중동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좃선도 돌궐썰 확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더만. 황구라 사태 때도 생각해 봐라. 민족주의 부추기며 모든 다른 가치관을 무력화시키고 자기들 권력과 이익 챙기기로는 조중동이 더하다. 오히려 오마이 뉴스 기사쪽은 돈이나 권력과는 그다지 상관없는 쪽이기라도 하지..)

쫌 제발..
한국 사람들...
자기들이 얼마나 NAZI들 흉내를 내고 있는가 깨닫고
NAZI 같은 짓들은 그만 뒀으면 좋겠다.

관련글
한국은 한국,터키는 터키
http://andynakal.egloos.com/1046060

중언부언 -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http://andynakal.egloos.com/2094994

터키의 돌궐 후예론 - 일편단심
http://hanti.pe.kr/dansim/2006/58/

* 덧: 직접 연관이 있는 얘긴 아니지만..
흔히 한국어가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우랄 알타이' 가설은 언어학에선 오래 전에 폐기된 가설입니다. 우랄어족과 알타이어족이 서로 전혀 다른 어족이라고 보는 게 정설이죠. (그러니 괜히 핀란드 가서 감격하고 그러지 마십쇼덜...)
알타이어족의 경우 인구어 쪽과는 달리 오래되고, 발음을 추측할 수 있는 문헌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가설과 '썰', '구라'의 여지는 풍부하지요.) 한국어는 대체로 알타이어족으로 추정할 만한 요소가 많지만 문헌 증거의 부족으로 인해 공식적으로는 '불확실'로 분류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온갖 한민족우월주의적 썰들 중에는 한국어가 어느 언어랑 비슷해서 가장 우월한 언어라든가, 어느어느어느 언어들이 다 한국어에서 파생됐다고 보인다든가 하는 것들도 종종 있는데, 언어학적으로, 두 언어의 연관관계는 그렇게 필요한 낱말만 단순비교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치면 진짜 세계 모든 언어가 한국에서 나왔다고도 썰 풀 수 있고.. 실제로 멀쩡한 책의 외피를 쓰고 그런 썰이 몇 권짜리 두꺼운 책으로 출판돼 나온 적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하십쇼. 그런 거 다 뻥입니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영어에서 모든 언어가 다 파생됐다고 말할 수도 있고, 일본어에서 다 파생됐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 덧2: 한국 사람들 참 편리해서... 희한하게 중국역사에서 한족이 아니었던 왕조들에 대해선 문화적으로 열등했다는 편견을 쉽게 가지고 오랑캐라는 인식을 가지면서도 필요할 때는 그 오랑캐들이 다 한민족 형제들이 되지요.(돌궐 터키 형제 썰..) 그런데 또 어떨 땐 단군의 자손 한반도의 주민들의 혈통적 순수성에 광분합니다. 허헛. 도대체, 광분하고 숭앙하고 끔찍히 싸고도는 그 중심이 정확히 뭐래요? 그런 왔다갔다 하는 민족개념보단 차라리, 모두가 국적이 있는데 나만 없으면 생활이 너무 불편해지고, 내게 특정한 국적이 있는 한 그 나라가 잘 되는 편이 대략 내 이익에 부합할 가능성이 많다는 개념이 훨씬 솔직하지 않아요?

* 1월에 논술을 가르친 제자들 중 하나는 문사철광이었다. 머리굳은 인문대 대학원생도 아니고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문사철말곤 하나도 모른다. --; 7차 교육과정이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내가 보기엔 맹점인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의하여, 이 친구는 국어랑 국사/세계사/근현대사/윤리 외의 다른 과목엔 거의 까막눈이다. 논술 가르치면서도 복제인간이라든가 과학과 연관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 시켜 보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댔다. 복제인간이 뭔지, 어떤 원리,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고 '원본과 복사본' '복사기' 따위의 익숙한 어휘에서 유추해낸 문학적 상상만 갖고 있으니.

원래 국어선생이 꿈이었다는 이 친구가 '역사선생 또는 역사학자'로 꿈을 바꾸게 만든 건 서울대 역사교육과 출신으로 주말이면 국회앞에서 1인시위 하는 게 일이라는... CC출신의 마눌님과 함께 산다는... 386세대에 속한다는... 뭐 그런 지네 학교 역사 선생님이다. 이 선생님은, 조선일보만 보고 한나라당만 지지하는 지네 부모님과 정치적 --; 노선을 같이 하던 이 친구가 '진보성향'으로 확 돌아앉도록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뭐 어쨌든 이 친구의 머릿속에는 재미난 이분법이 성립되어 있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선: 진보. 민족주의. 민족주의 사관.
악: 보수. 非민족주의. 실증주의 사관.

뭐, 앞의 두 개는 그렇다 치고 맨 뒤의 대립쌍은 정말.. 으허. 이 친구 머리 속에서 선에 속하는 '진보'나 '민족주의'에는 '봉기' '열정' '비논리' '감성' 이런 게 함께 붙어 있었고, 악에 속하는 '보수' '非민족주의' '일본' 등에는 '합법적 절차' '증거' '실증' '논리' '이성' 뭐 이런 게 함께 붙어 있었다. 기겁을 하며 그건 아니라고 그랬는데 뭐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고쳤을랑가.

근데, '진보 보수'만 빼고 나머지들은, 가히 '한국인의 정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널리 많은 사람들이 공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증, 논리, 이성 따위를 배제한 열정과 감성의 민족주의적 봉기. --;

* 내가 어리석어 내 발등 찍은 것이었지만 내가 대학원 때 받은 상처도 뭐 그런 '실증과 논리와 이성을 배제한 열정과 감성의 민족주의적 봉기'와 관련이 있었다. '오오 배달겨레의 후손이 태국 북부에 살고 있다',며 태국으로 우르르 한 번 야유회 갔다 와선 두고두고 말도 안 되는 썰들을 제 '논문'들에 올려대는 '석학'들... 그 중에서도 어느 음성학자. 제대로 언어조사를 하루라도 했다면 도.저.히. 만들 수 없을 자료를 1차문헌도 아닌 2차문헌 참고해 만들어 던져놓고선 여러 사람 바보 만든 어떤 사람. (나는 그 사람 꼬붕으로 그 썰이 엠비씨 다큐로 제작되어 방송관련 상까지 타고 2-3년을 두고두고 방영되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라후족을 생각하는 모임 따위를 구성하게까지 만드는 데 기여하고 말았다. 그 후 양심의 가책+내 자신의 상처 때문에 방황 끝에 학위는 커녕 수료도 않고 그 대학원 그만뒀다.)

근데 '교수'라든가 '학자'라든가 하는 사람들 중에, 그 중에서도 특히 자기 학문 분야에선 우뚝 섰달 만큼 학문적으로 유명하거나 권력을 잡은 사람들 중에, 그런 '증거를 따지지 않고 논리를 배제한 열정과 감성의 민족주의자'들이 참 많은 듯하다... 학분 분야를 막론하고 말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한의과대학들 중에서도 원전 쪽이 강한 학교인데, 원전학계의 '쌍두' 중 한 머리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그 양반 수업을 두 개 듣고 있는데, 수업 중에 증거는 없지만 실존인물임이 100퍼센트 확실한 태호복희씨(약 5600년 전 8괘를 처음 그었다는 사람)가 한민족이고, 음양론은 고조선에서 나왔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런 문제와 그런 교수에게 크게 덴 적이 있으면서도 잠깐 솔깃했다.. 다행히 지금 여기서 나는 과거 행적이나 대뇌 구조에 유사성이 있는 동기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이 친구 옛 전공이 동양사다. 친구에게 복희씨와 중국 고대 문헌에 등장하는 '동이족'이라는 낱말의 해석에 대해, 그리고 그에 대한 민족주의자들의 해석에 대해 들으면서 제정신이 돌아왔다... 그냥 또 그런 사람을 만난 것 뿐이다. 주역도 우리꺼, 음양오행도 우리꺼, 천자문도 우리꺼, 우리꺼 우리꺼, 만주족도 우리 민족, 라후족도 우리 민족, 배달겨레 만만세.

오늘 '대학내일신문'엔 신** 교수 관련 기사가 났다. 옛날 학교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신** 교수 인터뷰 하러 갔던 게 생각나서 '앗 귀여운 신**교수다' 햇더니 예의 동양사 전공 친구가 신**교수의 국사교과서 왜곡 사건에 대해 알려준다. 독립협회 강령인가 뭔가에 황제 받드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독립협회를 자주적 근대성의 증거로 매우 사랑하는 신**교수가 '민족의 근대성'을 위해 국사 교과서에 실릴 독립협회 강령에서 황제 받드는 부분을 뺐댄다.

음. 위대한 민족주의.
증거도 필요없다. 진실도 필요없다. 엄정한 연구도 필요없다. 오로지 열정과 민족애, 민족적 자부심이면 된다. 그거면 至善이다. 대한민국 만세.

* 시사저널 기자인 선배가 독도관련 기사를 쓰며 접하게 된 자료들에 대한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 글 읽으면서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생각나서 계속 귓속에 울리고 있다.

하와이는 미국땅, 대마도는 일본땅, 독도는 우리땅.

정말 훌륭한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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