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에 여차여차 양진재 동생들을 데려다 스파게티와 닭가슴살샐러드를 해 먹였다.
메뉴로 스파게티를 선정한 건 조리법이 비교적 단순하고 다른 반찬이 필요없기 때문.
내가 토마토소스를 직접 만들어 해 줄 생각이었는데
장볼 때 같이 있었던 동기가 크림소스 타령을 하길래 '난 할 줄 몰라. 네가 해!' 했더니
진짜로 자기가 했다. ㅋ
2-3년 전인가에, 까르보나라스파게티를 해보겠다고 레시피 검색했다가 허거걱 하고 포기한 후로
크림소스는 음식점에서나 먹는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 하는 거 보니 오히려 토마토보다 간편하더라.
생크림이 남았기 때문에, 오늘 점심에 남은 걸로 2인분 만들어서 엄니랑 먹었다.
그리고 나서 궁금증이 생겨 인터넷을 조금 뒤져보았더니,
크림소스라는 놈이 대략 손에 잡히는 것 같다.
* 기본은 이거다.
각자 씹고싶은 재료(야채, 해물, 햄, 베이컨 등등)를 준비해서 볶는다.
대개는 올리브유에 마늘을 넣어 약불에 은근히 볶아 마늘향을 먼저낸 후에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혹은 약간 갈색이 날 때까지)볶고
(햄이나 베이컨을 넣을 때는 양파와 함께 볶는다)
이후 나머지 야채, 해물은 야채 숨이 살짝 죽은 후에 넣는다.
어느정도 익으면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끓인다.
비율과 양은 알아서 조절.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대부분의 레시피는 2인분으로 생크림 300미리 우유 500미리를 제시한다.
소금과 파머산치즈로 간을 한다.
스파게티 면을 삶아 소스에 넣고 뒤적뒤적하며 조금 더 끓인 후
먹는다.
까르보나라는 여기에 계란 노른자 푼 것을 더해준다.
노른자는 레시피에 따라 물에 풀기도 하고 우유에 풀기도 하는데
(나라면 맛의 일관성을 위해 우유에 풀 것 같다.)
미리 잘 풀어 희석해두어야 하고, 소스의 온도가 너무 높지 않을 때 넣는 것이 좋다.
이유는 당연하다. 뭉쳐서 익어버리면 안 되므로. 소스 전체에 작은 입자로 흩어져 익으면서
고소함과 점성을 더해 주도록 해야 한다.
* 내가 몇 년 전 까르보나라를 지레 포기하도록 만들었던 과정은 이거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밀까루를 뿌려 갈색 나도록 볶는다.
2-3년 전 까르보나라를 검색하면 이 과정이 반드시 나왔다.
아마도 정식 까르보나라를 만드는 데는 꼭 필요한 레시피인 듯하나,
지금 네이버에서 까르보나라를 검색하면 이 과정이 섞인 레시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집에서 뭐해 먹고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겠지.
하는 사람만 하던 시절엔 정식 레시피가 검색되었으나
너도나도 (혹은 개나소나? 아니아니 너도나도!!) 하는 시절엔 쉬운 레시피가 득세!
아무튼, 다음번엔 한 번 시도해 보려 한다. 계란노른자를 풀어넣은 크림소스.
* 내 동기 I군(애기아빠인데 군을 붙여도 되나 모르겠으나, 나보다 어리니 할 수 없다 ㅋ)이
실제로 만들어준 레시피는 이랬다.
팬 달궈 기름 두르고,
양파 볶고, 잘게 썬 베이컨과 데친 브로콜리, 양송이버섯 넣어 볶고, 생크림과 우유 넣어 끓이고.
삶은 면 건져 소스에 넣고 뒤적이며 조금 더 끓여주고.
생크림은 8인분에 대략 800미리 들어간 듯하고, 우유도 대략 800미리 들어간 듯하다.
스파게티가 진행 중일 때 나는 닭가슴살 샐러드를 만드느라 바빴으므로,
정확하고 세밀한 순서나 유의사항 같은 것은 모르겠다.
* 내가 오늘 실제로 만든 레시피는 또한 이랬다.
달군 팬에 버터를 두르고, 잘게 썬 베이컨과 브로콜리를 볶는다.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끓인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원하는 농도보다 아직 묽을 때 일단 불을 끈다.
스파게티 면은 살짝 심이 남아있을 때 건져 소스에 넣고 졸인다.
소스도 거의 졸아들고 스파게티도 적당히 익었을 때 피자치즈를 넣는다.
치즈가 다 녹아 안 보이도록 저은 후 불을 끄고 접시에 담는다. 식기 전에 먹는다.
생크림은 며칠 전 1리터짜리 사서 8인분 만들고 남은 걸 다 썼는데 대략 200미리쯤 돼 보였고,
우유는 눈대중으로 원하는 농도와 양이 나오도록 맞췄다.
양파는 싫어할 뿐더러 썰기 귀찮으므로 생략.
베이컨 네 장을 가위로 자르고, 브로콜리도 가위로 잘게 잘랐다.
보통 브로콜리에서 위쪽 꽃같은 부분만 쓰고 밑동을 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밑동쪽도 잘게 잘라서 섞으면 똑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브로콜리를 따로 데치진 않았다.
어차피 볶을 건데 따로 데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따로 데치지 않고 바로 볶았는데, 괜찮았다.
씹는 맛도 데쳐서 또 볶은 것보다 바로 볶은 쪽이 더 나았다.
피자치즈는 잘게 잘라 봉지봉지 포장해서 파는 것이 편리하다.
쫀독하고 짭짤하면서 제대로 느끼하고 풍만한 맛이 되어, 맘에 들었다.
* 스파게티 면을 언제까지 삶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여러가지지만
가장 신뢰할 만한 대답은 먹어보고 판단하라 이다.
몇 년 전 매우 인기있었던 요리만화에서 스파게티 면을 타일벽에 던져보아 붙으면 다 익은 거라는 대사가 나오면서 그게 확 퍼졌고, 아직도 그걸 자랑스레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 레시피에 적어놓은 분들이 많다. 그러나 스파게티 몇 번 삶아본 사람은 안다. 겉만 살짝 익으면 웬만하면 벽에 다 붙는다.
개인적으로 내가 발견한 기준은 이렇다.
면을 삶을 때 젓가락으로 휘젓다 보면 면이 젓가락에 감겨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가 있다.
이 때부터 한 줄기씩 건저서 한쪽 끝을 씹어 먹어보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휘저어서 감겨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도 먹어보면 심지가 좀 남아있다.)
면을 익혀야 하는 정도는 그때그때 다르다.
가령, 소스가 이미 다 준비되어 면만 삶아서 소스 부어 먹으면 될 때는 바로 먹을 상태까지 익혀야 하고
오늘처럼 소스에 넣고 제법 오랜 시간 끓여줄 때는 심지가 좀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져야 한다.
또한, 라면을 파마기가 안 풀렸을 때 으득으득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푹 퍼져 젓가락을 대면 끊어질까 조심스러울 때까지 끓여먹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스파게티 면의 익은 정도에 대한 취향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 아까운 면 던져서 버리고, 부엌 타일 더럽히지 말고, 맛 보면서 결정하시기 바란다.
* 간혹, 느끼하지 않게 끝까지 개운하게 먹는 크림소스라는 긴 설명을 달고
청량고추 등등의 매운 양념들을 잔뜩 넣는 레시피도 소개되나
개인적으로 이해 못하겠음이다.
느끼한 게 싫으면 크림소스를 안 먹으면 되지.
느끼함을 즐기고자 먹는 게 크림소스 아닌가?
게다가, 청량고추 따위를 넣는다고 크림이 어디 가겠는가,
매운 자극으로 크림소스의 맛을 해치고 혀끝을 속이는 것 뿐.
느끼한 거 싫고 개운한 게 좋으면 그냥 봉골레스파게티를 해 잡수면 안 되나?
음음.
* 또한 최근 많이 검색되는 - 사실 요즘은 포털블로그, 통, 미니홈피 등의 서비스로 인해 레시피가 획일화된 경향이 있다. 그것도 그다지 정통적이지 않은 레시피로.. - 크림소스스파게티의 경향은, 도대체 주재료가 뭔지 알 수 없을 지경으로 많은 재료를 넣는다는 것이다. 야채만 해도, 마늘 양파 같은 건 빼고 세어도 브로콜리, 파프리카, 뭐시기뭐시기뭐시기 대여섯가지는 들어가고, 거기에 햄이나 베이컨도 들어가고, 해물도 두세가지 들어간다! 뭐하자는 짓인지 솔직히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 물론 갖은재료 넣고 갖은 정성 들이면 음식이 맛있어질 수도 있고 남보기 푸짐할 수도 있고 스스로 정성 가득 들였음에 뿌듯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스파게티의 미덕은 소스 자체를 중심으로, 주재료와 부재료 두어 가지만 구심성 있게 어우러져 '이건 XX스파게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순일한 맛에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재료의 가짓수를 지나치게 늘려 각종 감칠맛을 추가에 또 추가하여, 맛이 없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자신없음의 표현일 뿐이라는 다소 재수없는 생각도. ㅋ
* 덤으로 닭가슴살 샐러드 레시피.
양상추 및 원하는 잎채소(대형마트의 '쌈채소'코너 이용하면 다양한 채소를 소량 구입할 수 있어서 편리함) 듬뿍, 알아서 씻고 썰거나 찢어 준비.
방울토마토 또는 딸기. 요는 붉은색과 알맹이진 모양, 잎채소와 구별되는 열매스러운 맛! ^^ 씻어놓는다. 딸기는 반 갈라놔도 좋지.
달걀. 삶아서 길이로 4등분하면 예쁘고 먹음직스럽지.
달가슴살, 우유에 몇 시간 담가두면 닭냄새 제거하고 맛이 좋아진단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삶을 때는 건져서 물에 살짝 씻었고, 물에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고 삶았다. 너무 많이 삶으면 고기가 찌그러들고 퍽퍽하니 적절히 삶으실 것. 그러나 닭가슴살은 원래 퍽퍽하고 잘 부스러지는 놈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됨. ^^ 다 삶으신 후, 고깃결에 수직으로 칼로 잘라주셔도 좋고, 손으로 결대로 찢어두셔도 좋음. 적절한 용구와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구워서 먹어도 맛있을 듯.
드레싱: 덴마크 플레인 요구르트(감미료무첨가 진짜 플레인.이것 외의 브랜드에서 나온 '플레인 요구르트'는 모두 설탕이나 감미료가 들어간 것 같다.), 머스타드 소스(소시지 찍어먹는 용도로 나온 것), 꿀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다. 추천비율은 1:1:0.5이하. 초반에 꿀 비율이 너무 늘어나면 머스타드와 요구르트를 아무리 첨가해도 소용없으니 주의. 뭐, 단 거 좋아하시는 분은 꿀이 베이스라고 생각하시고 많이 넣으셔도 상관은 없겠으나. ^^ 플레인 요구르트는, 똑같은 브랜드 상품을 사도 그때그때 발효정도나 맛에 차이가 어느정도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닥 집에 며칠 보관한 후에 쓰게 된다면 더욱더 종잡을 수 없기도. 뭐 어쩌겠어. 섞으면서 수시로 맛을 봐 준다. 믹서 같은 복잡한 공구 내릴 필요 없이 그릇에 넣고 숟가락으로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간편한 조리법에 비해 맛은 꽤 훌륭하다. 이것도 귀찮으면 그냥 시판 드레싱 사시면 된다. 어쩌면 그게 더 싸게 먹힐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래도 뭔가 창의력을 발휘해서 내 손으로 했다는 뿌듯함을 즐겼다. 그리고 시판 드레싱보다 맛있었다구. ㅋㅋ
닭이 들어간 샐러드는 아무래도 겨자가 들어간 드레싱이 제격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케이준 샐러드'에 나오는 약간 반투명하고 따땃한 드레싱의 레시피를 예전에 봤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려 했으나 잘 나오지도 않고, 어차피 내가 귀찮게 그거 만들 일은 사실 없을 것이므로 곧 포기. ㅋ 개인적으로 해파리냉채 소스 풍의 드레싱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나, 나는 요리연구까지 할 시간은 없으므로 이것도 패스. 언젠가 적절한 시제품을 발견한다면 사다 먹어보고는 싶다. ^^
닭은, 굳이 날고기를 사다가 조리할 필요 없이 한 마리 시켜서 먹다 남은 치킨(후라이드가 좋겠지. 양념은 대략.. -_-;;;)을 살만 발라 사용하거나, KFC 파파이스 등등의 가게에서 텐더 너겟 따위의 메뉴를 사갖고 와서 잘라 넣어도 훌륭하다. 다만, 시장이나 마트에서 생닭을 얼마에 파는지 확인하고 나면 그런 닭들 사먹을 생각이 잘 안 난다. -_-;; 닭가슴살 800그람+닭도리탕용 토막닭800그람 합친 포장육 묶음을 6000원 정도 주고 샀고, 통 생닭도 두 마리에 5천원 붙이고 있는데, 바베큐나 튀김 닭은 한 마리 10000원 안팎. 손가락만한(그것도 튀김옷이 반인) 텐더 몇 조각 사면 순식간에 6-7천원 된다. 아 물론, '어차피 먹을 통닭' 먹었는데 거기서 '어차피 남은 닭'이 나왔다면 그건 아주 훌륭하다. 이번의 나처럼 작정하고 샐러드를 할 때는, 눈에서 불꽃이 튄다.
샐러드에 관해서는 자취시절에 쓴 글도 있다. 클릭. ^^
메뉴로 스파게티를 선정한 건 조리법이 비교적 단순하고 다른 반찬이 필요없기 때문.
내가 토마토소스를 직접 만들어 해 줄 생각이었는데
장볼 때 같이 있었던 동기가 크림소스 타령을 하길래 '난 할 줄 몰라. 네가 해!' 했더니
진짜로 자기가 했다. ㅋ
2-3년 전인가에, 까르보나라스파게티를 해보겠다고 레시피 검색했다가 허거걱 하고 포기한 후로
크림소스는 음식점에서나 먹는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 하는 거 보니 오히려 토마토보다 간편하더라.
생크림이 남았기 때문에, 오늘 점심에 남은 걸로 2인분 만들어서 엄니랑 먹었다.
그리고 나서 궁금증이 생겨 인터넷을 조금 뒤져보았더니,
크림소스라는 놈이 대략 손에 잡히는 것 같다.
* 기본은 이거다.
각자 씹고싶은 재료(야채, 해물, 햄, 베이컨 등등)를 준비해서 볶는다.
대개는 올리브유에 마늘을 넣어 약불에 은근히 볶아 마늘향을 먼저낸 후에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혹은 약간 갈색이 날 때까지)볶고
(햄이나 베이컨을 넣을 때는 양파와 함께 볶는다)
이후 나머지 야채, 해물은 야채 숨이 살짝 죽은 후에 넣는다.
어느정도 익으면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끓인다.
비율과 양은 알아서 조절.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대부분의 레시피는 2인분으로 생크림 300미리 우유 500미리를 제시한다.
소금과 파머산치즈로 간을 한다.
스파게티 면을 삶아 소스에 넣고 뒤적뒤적하며 조금 더 끓인 후
먹는다.
까르보나라는 여기에 계란 노른자 푼 것을 더해준다.
노른자는 레시피에 따라 물에 풀기도 하고 우유에 풀기도 하는데
(나라면 맛의 일관성을 위해 우유에 풀 것 같다.)
미리 잘 풀어 희석해두어야 하고, 소스의 온도가 너무 높지 않을 때 넣는 것이 좋다.
이유는 당연하다. 뭉쳐서 익어버리면 안 되므로. 소스 전체에 작은 입자로 흩어져 익으면서
고소함과 점성을 더해 주도록 해야 한다.
* 내가 몇 년 전 까르보나라를 지레 포기하도록 만들었던 과정은 이거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밀까루를 뿌려 갈색 나도록 볶는다.
2-3년 전 까르보나라를 검색하면 이 과정이 반드시 나왔다.
아마도 정식 까르보나라를 만드는 데는 꼭 필요한 레시피인 듯하나,
지금 네이버에서 까르보나라를 검색하면 이 과정이 섞인 레시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집에서 뭐해 먹고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겠지.
하는 사람만 하던 시절엔 정식 레시피가 검색되었으나
너도나도 (혹은 개나소나? 아니아니 너도나도!!) 하는 시절엔 쉬운 레시피가 득세!
아무튼, 다음번엔 한 번 시도해 보려 한다. 계란노른자를 풀어넣은 크림소스.
* 내 동기 I군(애기아빠인데 군을 붙여도 되나 모르겠으나, 나보다 어리니 할 수 없다 ㅋ)이
실제로 만들어준 레시피는 이랬다.
팬 달궈 기름 두르고,
양파 볶고, 잘게 썬 베이컨과 데친 브로콜리, 양송이버섯 넣어 볶고, 생크림과 우유 넣어 끓이고.
삶은 면 건져 소스에 넣고 뒤적이며 조금 더 끓여주고.
생크림은 8인분에 대략 800미리 들어간 듯하고, 우유도 대략 800미리 들어간 듯하다.
스파게티가 진행 중일 때 나는 닭가슴살 샐러드를 만드느라 바빴으므로,
정확하고 세밀한 순서나 유의사항 같은 것은 모르겠다.
* 내가 오늘 실제로 만든 레시피는 또한 이랬다.
달군 팬에 버터를 두르고, 잘게 썬 베이컨과 브로콜리를 볶는다.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끓인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원하는 농도보다 아직 묽을 때 일단 불을 끈다.
스파게티 면은 살짝 심이 남아있을 때 건져 소스에 넣고 졸인다.
소스도 거의 졸아들고 스파게티도 적당히 익었을 때 피자치즈를 넣는다.
치즈가 다 녹아 안 보이도록 저은 후 불을 끄고 접시에 담는다. 식기 전에 먹는다.
생크림은 며칠 전 1리터짜리 사서 8인분 만들고 남은 걸 다 썼는데 대략 200미리쯤 돼 보였고,
우유는 눈대중으로 원하는 농도와 양이 나오도록 맞췄다.
양파는 싫어할 뿐더러 썰기 귀찮으므로 생략.
베이컨 네 장을 가위로 자르고, 브로콜리도 가위로 잘게 잘랐다.
보통 브로콜리에서 위쪽 꽃같은 부분만 쓰고 밑동을 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밑동쪽도 잘게 잘라서 섞으면 똑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브로콜리를 따로 데치진 않았다.
어차피 볶을 건데 따로 데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따로 데치지 않고 바로 볶았는데, 괜찮았다.
씹는 맛도 데쳐서 또 볶은 것보다 바로 볶은 쪽이 더 나았다.
피자치즈는 잘게 잘라 봉지봉지 포장해서 파는 것이 편리하다.
쫀독하고 짭짤하면서 제대로 느끼하고 풍만한 맛이 되어, 맘에 들었다.
* 스파게티 면을 언제까지 삶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여러가지지만
가장 신뢰할 만한 대답은 먹어보고 판단하라 이다.
몇 년 전 매우 인기있었던 요리만화에서 스파게티 면을 타일벽에 던져보아 붙으면 다 익은 거라는 대사가 나오면서 그게 확 퍼졌고, 아직도 그걸 자랑스레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 레시피에 적어놓은 분들이 많다. 그러나 스파게티 몇 번 삶아본 사람은 안다. 겉만 살짝 익으면 웬만하면 벽에 다 붙는다.
개인적으로 내가 발견한 기준은 이렇다.
면을 삶을 때 젓가락으로 휘젓다 보면 면이 젓가락에 감겨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가 있다.
이 때부터 한 줄기씩 건저서 한쪽 끝을 씹어 먹어보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휘저어서 감겨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도 먹어보면 심지가 좀 남아있다.)
면을 익혀야 하는 정도는 그때그때 다르다.
가령, 소스가 이미 다 준비되어 면만 삶아서 소스 부어 먹으면 될 때는 바로 먹을 상태까지 익혀야 하고
오늘처럼 소스에 넣고 제법 오랜 시간 끓여줄 때는 심지가 좀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져야 한다.
또한, 라면을 파마기가 안 풀렸을 때 으득으득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푹 퍼져 젓가락을 대면 끊어질까 조심스러울 때까지 끓여먹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스파게티 면의 익은 정도에 대한 취향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 아까운 면 던져서 버리고, 부엌 타일 더럽히지 말고, 맛 보면서 결정하시기 바란다.
* 간혹, 느끼하지 않게 끝까지 개운하게 먹는 크림소스라는 긴 설명을 달고
청량고추 등등의 매운 양념들을 잔뜩 넣는 레시피도 소개되나
개인적으로 이해 못하겠음이다.
느끼한 게 싫으면 크림소스를 안 먹으면 되지.
느끼함을 즐기고자 먹는 게 크림소스 아닌가?
게다가, 청량고추 따위를 넣는다고 크림이 어디 가겠는가,
매운 자극으로 크림소스의 맛을 해치고 혀끝을 속이는 것 뿐.
느끼한 거 싫고 개운한 게 좋으면 그냥 봉골레스파게티를 해 잡수면 안 되나?
음음.
* 또한 최근 많이 검색되는 - 사실 요즘은 포털블로그, 통, 미니홈피 등의 서비스로 인해 레시피가 획일화된 경향이 있다. 그것도 그다지 정통적이지 않은 레시피로.. - 크림소스스파게티의 경향은, 도대체 주재료가 뭔지 알 수 없을 지경으로 많은 재료를 넣는다는 것이다. 야채만 해도, 마늘 양파 같은 건 빼고 세어도 브로콜리, 파프리카, 뭐시기뭐시기뭐시기 대여섯가지는 들어가고, 거기에 햄이나 베이컨도 들어가고, 해물도 두세가지 들어간다! 뭐하자는 짓인지 솔직히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 물론 갖은재료 넣고 갖은 정성 들이면 음식이 맛있어질 수도 있고 남보기 푸짐할 수도 있고 스스로 정성 가득 들였음에 뿌듯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스파게티의 미덕은 소스 자체를 중심으로, 주재료와 부재료 두어 가지만 구심성 있게 어우러져 '이건 XX스파게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순일한 맛에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재료의 가짓수를 지나치게 늘려 각종 감칠맛을 추가에 또 추가하여, 맛이 없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자신없음의 표현일 뿐이라는 다소 재수없는 생각도. ㅋ
* 덤으로 닭가슴살 샐러드 레시피.
양상추 및 원하는 잎채소(대형마트의 '쌈채소'코너 이용하면 다양한 채소를 소량 구입할 수 있어서 편리함) 듬뿍, 알아서 씻고 썰거나 찢어 준비.
방울토마토 또는 딸기. 요는 붉은색과 알맹이진 모양, 잎채소와 구별되는 열매스러운 맛! ^^ 씻어놓는다. 딸기는 반 갈라놔도 좋지.
달걀. 삶아서 길이로 4등분하면 예쁘고 먹음직스럽지.
달가슴살, 우유에 몇 시간 담가두면 닭냄새 제거하고 맛이 좋아진단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삶을 때는 건져서 물에 살짝 씻었고, 물에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고 삶았다. 너무 많이 삶으면 고기가 찌그러들고 퍽퍽하니 적절히 삶으실 것. 그러나 닭가슴살은 원래 퍽퍽하고 잘 부스러지는 놈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됨. ^^ 다 삶으신 후, 고깃결에 수직으로 칼로 잘라주셔도 좋고, 손으로 결대로 찢어두셔도 좋음. 적절한 용구와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구워서 먹어도 맛있을 듯.
드레싱: 덴마크 플레인 요구르트(감미료무첨가 진짜 플레인.이것 외의 브랜드에서 나온 '플레인 요구르트'는 모두 설탕이나 감미료가 들어간 것 같다.), 머스타드 소스(소시지 찍어먹는 용도로 나온 것), 꿀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다. 추천비율은 1:1:0.5이하. 초반에 꿀 비율이 너무 늘어나면 머스타드와 요구르트를 아무리 첨가해도 소용없으니 주의. 뭐, 단 거 좋아하시는 분은 꿀이 베이스라고 생각하시고 많이 넣으셔도 상관은 없겠으나. ^^ 플레인 요구르트는, 똑같은 브랜드 상품을 사도 그때그때 발효정도나 맛에 차이가 어느정도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닥 집에 며칠 보관한 후에 쓰게 된다면 더욱더 종잡을 수 없기도. 뭐 어쩌겠어. 섞으면서 수시로 맛을 봐 준다. 믹서 같은 복잡한 공구 내릴 필요 없이 그릇에 넣고 숟가락으로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간편한 조리법에 비해 맛은 꽤 훌륭하다. 이것도 귀찮으면 그냥 시판 드레싱 사시면 된다. 어쩌면 그게 더 싸게 먹힐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래도 뭔가 창의력을 발휘해서 내 손으로 했다는 뿌듯함을 즐겼다. 그리고 시판 드레싱보다 맛있었다구. ㅋㅋ
닭이 들어간 샐러드는 아무래도 겨자가 들어간 드레싱이 제격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케이준 샐러드'에 나오는 약간 반투명하고 따땃한 드레싱의 레시피를 예전에 봤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려 했으나 잘 나오지도 않고, 어차피 내가 귀찮게 그거 만들 일은 사실 없을 것이므로 곧 포기. ㅋ 개인적으로 해파리냉채 소스 풍의 드레싱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나, 나는 요리연구까지 할 시간은 없으므로 이것도 패스. 언젠가 적절한 시제품을 발견한다면 사다 먹어보고는 싶다. ^^
닭은, 굳이 날고기를 사다가 조리할 필요 없이 한 마리 시켜서 먹다 남은 치킨(후라이드가 좋겠지. 양념은 대략.. -_-;;;)을 살만 발라 사용하거나, KFC 파파이스 등등의 가게에서 텐더 너겟 따위의 메뉴를 사갖고 와서 잘라 넣어도 훌륭하다. 다만, 시장이나 마트에서 생닭을 얼마에 파는지 확인하고 나면 그런 닭들 사먹을 생각이 잘 안 난다. -_-;; 닭가슴살 800그람+닭도리탕용 토막닭800그람 합친 포장육 묶음을 6000원 정도 주고 샀고, 통 생닭도 두 마리에 5천원 붙이고 있는데, 바베큐나 튀김 닭은 한 마리 10000원 안팎. 손가락만한(그것도 튀김옷이 반인) 텐더 몇 조각 사면 순식간에 6-7천원 된다. 아 물론, '어차피 먹을 통닭' 먹었는데 거기서 '어차피 남은 닭'이 나왔다면 그건 아주 훌륭하다. 이번의 나처럼 작정하고 샐러드를 할 때는, 눈에서 불꽃이 튄다.
샐러드에 관해서는 자취시절에 쓴 글도 있다. 클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