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다는 걸로 사오라고 하셨단다.
우리 생각엔 초딩같고 그런데
부모님들에겐 자랑스럽고 기분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어제 일정 다 끝나고 10시 넘어서 마트에 가서 꽃 재료를 사다
오밤중에 부직포 꼬매서 카네이션 코사지를 만들었다.
식탁에 두고 잤다가 아침에 엄마 달아드렸다.
글쎄 얼마나 기분이 좋으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년처럼
카네이션 화분 덜컥 사다 놓고선
시들 때까지 엄마가 알아서 돌보다 기냥 끝나게 하는 것보단
이게 낫지 싶다.
이 시점에서 궁금해짐.
아이가 있는 내 또래들은 어떨까?
꽃 달아주는 게 기분좋을까?
한 나절 쪽팔리면서도 기분 좋게 가슴에 꽃달고 동네외출이라도 하고싶을까?
(엄마멘토~ 도와줘요~!!)
옛날에 내가 돈이 없어서
휴대폰에 다는 2000원짜리 인형을 사서 어버이날을 막은(!) 적이 있었다.
그게 카네이션이라고 우기면서, 휴대폰에 달아드리고
뻔뻔스럽게도 '사람들한테 자랑해!'라고까지 했다.
그 때 인형 고르는 걸 보고 있던 당시 남친이
2000원으로 어버이날을 땡치냐고 무안을 주던데
(두고두고 생각해도 나쁜 놈이다.)
그 때 아들만 있는 그 집 어머니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웬만한 직장인만큼의 벌이만 있어도 그것보단 좋은 선물을 사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액수와 상관 없이
그렇게 다소 유치하고 소녀적인 선물이 엄마에겐 의외로 먹힌다.
울엄마, 그 인형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휴대폰에 달고 다니셨다.
울엄마가 유난히 소녀스러운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취향과 성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어린) 애들 하는 것, 예쁘고 발랄하고 조금 유치한 것,
그런 것들, 누가 안 해 주니까 못하지, 해 주면 기분좋아 하실 거다.
(평생 그것만으로 때우려고 하면 그건 또 곤란하겠지만..)
몇 살이 되든, 누구나 내면에는 소년 소녀가 들어앉아 있다.
엄마 내면의 소녀, 아빠 내면의 소년을 꿰뚫어보았을 때
더 잘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