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aus kommt heraus


* '병인론' 책을 들고 학교에 갔으나...
학교 자료실에서 남녀관계에 관한 책 두 권을 독파하고 네 권을 대출해 왔다.
에라. 한의학이 음양이니 오늘 한의학 공부 한 거 맞다. -_-;;;


* 치열하게, 도대체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게 뭔가, 내가 원하는 배우자상이란 뭔가,
고민했고, 대략 정리가 된 것 같다.


두 가지면 된다.

나를 사랑해야 하고
나와 삶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으면 된다.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사랑한다 말하고, 열두번씩 나를 지지하고 내 말에 공감하고
나와, 자녀들을 부양할 자세가 되어 있고
나의 삶과 나의 의견을 존중하고
하루에도 열두번씩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할 거고...

삶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내가 크리스찬이니까 크리스찬하고 공유하기가 유리하겠지.
하지만 소시적부터 성당에 다니면서 성당에서 만나본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상종하기 싫은 인간도 있고 벽에 대고 말하는 게 나을 사람도 있었으니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종교가 달라 표면적인 언어는 다르더라도
사는 동안 자기 영혼의 진보를 이루고 (그 결과를 해탈이라 하든 구원이라 하든..)
아가페적인 사랑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그런 정도의 방향성을 공유한다면
표면적인 종교의 차이, 세세한 생각의 차이, 생활습관의 차이들이야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도반'이라고 할 만한 배우자.


꿈이 너무 큰가?
그러나 이 두 가지를 포기한 결혼이라면
도대체 결혼은 뭐하자고 하는 건지.


* 아, 지글지글해.
이래서 멋모를 때 홀랑 가야지 나이들면 결혼하기 힘들다고들 하는 건가? ㅋ
아무렴 뭐.
^^
그냥, 잘 되리라고 믿어요.
아멘.

아는 오빠 미니홈피에 타로점치는 것이 올라 있었다.
소원을 적어넣고 카드를 클릭하면 점괘가 나온다.

'애인이 필요하다'를 쳐 넣고 카드를 뒤집었다.
점괘 해석이 나온다.
'부정적'
-_-;;;

'독일 남자랑 사귀고 싶다.'를 쳐 넣고 다시 해 봤다.
점괘는
'가능할 리가 없다'
-_-;;;

아아 토마쓰, 당신은 정말 내 상상 속에만 있는 거야?

그나마 긍정적인 결말.
'늦어도 서른넷까지는 아기 엄마가 되고 싶다'
클릭, 클릭, 클릭,
점괘는
'긍정적'
아싸. 그거면 된 거야.


* 아주 희한하게도,
토마스에 관한 글을 쓰고 이틀 후 독어 번역 일이 연결이 되었다.
독일어로 얼마간이라도 돈을 벌게 되는 일은 내 생애에 더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 오늘은 싸이월드에서 기사 클릭했다가 뜻밖의 토마스를 발견했다!
http://cyplaza.cyworld.com/media/news/View.asp?PID=A0&ArticleID=2007090411494432210

오오, 이런 안습인 걸.
토마스, 정말 나타나버린 거야?
내가 본4 땐 한국에 올 거야? T.T

* 아래는 토마스 기사의 사진에 보이는 독일어기사 해석.
사진에 가려 안 보이는 부분이 많다.
역시 독일어는.. 즐겁다.

그가 266 킬로그램이었고 옷 사이즈는 XXXXXXXXXL를 입었을 때, 여자들은 그를 쳐다도 안 봤다. 뷔르츠부르크 부근 의 게르브룬 출신 사무직원 토마스(30세). 그래서 그는 179킬로그램을 뺐다. 이제 그는 87킬로그램이다. (옷 사이즈 L) "나는 마침내 여자친구를...(머리에 가려 안 보임) 내 생애의! 난 더 이상 혼자 있고싶지 않아요.  

여기에 2년이 소요됐다. (사진에 가려 해석 불가)  

그의 아침식사  
이전: 토스트 8장과 **(사진에 가림), 계란 두 개.
지금: **(사진에 가린 것) 4장...(사진에 가림)  

점심식사
(사진에 가려서 해석 불가)

박혜경의 '주문을 걸어'가 생각나는군.
남자친구에 대한 새로운 마법!

독일인 또는 오스트리아인 남자를 만날 테야!
편의상 '토마쓰'라고 지칭하자구..

토마쓰는 178cm에 70Kg이에요.
머리는 살짝 곱슬에 갈색이고요, 눈도 갈색이에요.
가톨릭 신자이구요~

한국과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어도 곧잘 하지요.
침에  관심이 많고
의료수단으로서의 침에 대한 신뢰가 대단해요.
내가 침을 놔 준다고 하면 순순히 맞고 잘 낫지요~!

토마쓰는 평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돈을 버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내 한 몸 잘 사는 것만 추구하긴 너무 심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토마쓰는 지혜로워서, 늘 자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의 건강을 잘 챙기고요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요.
자신에게 신경쓰고 투자하는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에요.

무엇보다도 나를 무척 사랑해요~!!!

아웅, 토마쓰~!!

나는 토마쓰를 서른셋에 만나서 그 해에 결혼해 애를 만들고 서른넷 봄에 낳을 거에요.

어디서 무엇하고 있는지 모를 토마쓰
오늘 밤도 굿나잇~!

*토마쓰의 목소리는 테너에 해당돼요. 직업 테너가수는 아니지만 음악을 사랑하죠. 특히 클래식 음악이랑 여러나라의 전통음악에 관심이 많아요. ㅋㅋ 토마쓰가 테너아저씨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테너아저씨가 좀더 특정하게 구체화된 게 토마쓰에요~


‘TV·게임과 외도하는 남편’…“누가 좀 말려줘요” - 한겨레, 2007년 2월 20일

「대화단절에 교육 악영향까지 남편이 원인제공했다는 생각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조씨는 이혼을 제의했다. 이에 놀란 남편이 함께 부부상담을 받은 뒤 관계도 회복됐고, 텔레비전 중독 증상도 크게 나아졌다. 」

「건국대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아내들은 남편과 ‘관계’를 맺으며 쉬지만, 남편들은 동굴 속에서 혼자 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과부하 상태에서 휴즈가 끊어지듯, 위계를 강조하는 권위적인 회사와 아이들 교육 위주인 가정 사이에서 의도적인 정신적 방전을 만들어낸다는 풀이다. 하 교수는 “남편들이 텔레비전 채널을 쉼없이 돌리는 건 자신과 텔레비전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놓고 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방어막을 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자기만의 방(동굴)을 만들려는 소극적인 욕구라는 것이다. 마라톤, 싸이클, 밤낚시처럼 혼자 하는 운동이나 취미활동에서 자신의 공간을 찾기도 한다. 」




* 헤어진 옛 애인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

* 하지만 내 나름대로, 할 만큼 했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생각.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먹혀드는 언어를 모르는 데다 내 힘도 약한 상태에서
'할 만큼 했다'는 것은 사실 참 초라하고 무력하다는 생각.
얼마 전 바람결에 그가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감사하고, 다음엔 분노하고, 결국엔 내 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깨닫던 기억.

* 어쨌든 전자게임은 '어둠'의 속성을 참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생각.

* 내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그 남자의 '동굴'은 차라리 마라톤이나 등산이기를 간절히 바람.

*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남자는 절대로 안 만나야겠다는 생각.

* 리모콘을 돌려대는 건,
'지금, 여기, 자기자신'에 만족하지 못하며
'파랑새' 혹은 '네 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 다니는
'최상주의자'의 행동으로 이해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는 생각.

* 동굴이라는 둥 관계라는 둥, 이해와 공감이라는 둥 문제해결이라는 둥 하지만
여자들의 자기 표현은 들어줄 줄 모르고 성마르게 결론내고 설득하고 납득시키려고 해 문제를 빚는 남자들이, 여자들한테는 늘 들어주고 품어주기를 요구한다는 생각. 뷁. 그건 '화성 남자'류 책들이 말하는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의사소통방식 차이'라기보단, 남자가 여자를 얕잡아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한편으론 무한한 모성애를 가진 엄마역할을 요구하는 재수없는 버릇 때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 동굴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기로는 여자도 뒤지지 않게 필요한데 게임이나 TV 따위에 중독돼 눈이 뻘개지는 주제에 여자의 공간은 인정하지도 지켜주지도 못하는 게 수많은 남자들의 행태라는 생각. (살짝 분노 모드)

* 상당히 이른 부친상의 기억은
'영원한 사랑의 결합'에 대한 치명적인 불신을 안겨줬다는 생각.
죽을까 봐 죽을까 봐 죽을까 봐
좀머씨처럼 도망다니는 정신을 만들고야 말았다는 생각.
이런 여자랑 결혼하려는 남자는
게임도 안 하고 술도 안 하고 담배도 안 하고
운동하고 기도하고 명상하고
바르게 살고 건강하게 살고 지혜롭게 살아도 부족하다는 생각.
불행히도 옛 애인은 그걸 전혀 이해 못했었다는 생각.
그가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내가 그를 진심으로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 시간이 제법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를 참 잊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 그것이 헤어짐을 후회한다는 뜻은 또 아니라는 생각.

* 그래도 어디선가 나의 테너 아저씨가 열심히 운동하고 연습하고 기도하고 살고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편이 건강과 행복에 유익하리라는 생각.

* 쓰다 보니 인용한 기사의 논지나 처음 쓰려고 했던 글의 방향과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는 생각.

* 객관적인 상황의 변화보다 '주의'의 이동과 집중이 문제 해결의 진짜 열쇠라는 생각.
바로 위의 네 개 항목을 적으면서 관찰한 내 마음이 알려주는 진실.

* 더 엇나가기 전에 이 글 그만 접어야겠다는 결론.
^.^

PS: 이 글에서 투덜댄 대상은, 어떨 땐 신문기사, 어떨 땐 불특정 다수의 남자, 어떨 땐 옛 애인(들), 어떨 땐 내가 본 적 있는 특정 남성입니다. 매 꼭지마다 다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지난번에 쓴 어떤 글에서 다음번 남친의 직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사실 테너 성악가를 만나겠다는 게 뭐 진짜 절실한 희망사항이라기보다는
그냥 가벼운 농담 같은 희망사항이었다.
테너 성악가,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
별 생각 없이 가볍게 쓴 글이지만
그 글을 쓰면서 뜻하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6년이나 애인을 사귀는 것도, 6년이나 묵은 애인을 나이 서른 다 돼서 정리하는 것도,
미친 짓에 가까운 짓이다.
그 미친 짓을 하고 나서
분명 내가 저지르고 내가 선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억울하고 뭔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잘못한 것 같고
계속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그랬다.
힘든 거야 당연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못 벗어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 글을 쓰면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의 상을 구체화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내가 헤어진 이유가 명확해지면서
내 마음 속에서 이별이 속속들이 받아들여지더라.
억울할 일도 아니고, 실수한 일도 아니라는 것,
내가 좀 힘이 센 사람이었다면 다른 결과에 이를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의 나로선 할 만큼 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었다는 것,
그게,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머릿속으로 되뇌는 수준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동의하고 확인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되도록 74~82년생으로 키는 171센티미터 이상이고
비디오게임을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완벽하고 칼같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자기관리에 신경을 쓰고(체중과 체력 관리 포함)
클래식/국악을 좋아하고 (테너 성악가 및 각종 연주 전공자 환영-_-)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선하려 하고 특히 영적인 성장에 관심이 있으며
자기와 자기주변뿐만 아니라 타인들의 삶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있는
괜찮은 남자를 아시거든...

소개해 주세요. -.-

직업뿐만 아니라 스펙도.

테너 성악가. 음, 어마어마한 쏠리스트보다는 적절한 합창단원이라든가 학교 선생이라든가 하는 직업이 있으면 좋겠다. (나 소심하다. 어마어마한 예술가 뒷바라지할 자신도 없다.) 키는 174~176센티미터, 몸매는 탄탄하고 두 팔로 안기에 무리없으면 된다. 푹신푹신하고 두 팔이 살짝 짧은 몸매 완전 사절이다. 깡마른 것도 싫다.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다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담배와 비디오게임은 하면 안 된다. 술은 스스로 통제 가능한 정도 범위라면 마셔도 좋다. 지속적으로 운동과 식사에 신경쓰며 건강을 챙기고, 아프면 병원에 가거나 푹 쉬거나 하여간 적절한 처치를 신속하게 찾는 사람, 곤경에 처하면 적절한 방식으로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사람, 함께 기도와 명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남자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면 직업은 바뀌어도 좋다.
다만, 음악을, 특히 클래식과 국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제 그 스펙에 맞는 남자만 찾으면 된다.
...

근데, 동기 동생이 그러더라.
찾는 것보다, 하나 낳아서 키우는 게 빠르겠다고.
정말 그렇게 어려운가? ㅋㅋ


* 12월 16일에 친구들과 얘기하고서 조금 더 수정. 키는 나보다 15센티 이상 크기만 하면 된다. (내 키가 공식적으로 158 비공식적으로 156이다. ㅋㅋ) 나는 이전에 사귀던 사람들이 나한테 말해준 자기 키를 기준으로, 너무 작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한 거였는데, 친구들 말이 174면 남자 치고도 조금 큰 편이란다. 키 큰 사람을 특별히 추구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 키 정도는 돼 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이 내 어깨를 안고 걸어다니기에 무리 없을 정도의 키차이는 됐음 좋겠다. 너무 많이 큰 사람이면 대화할 때 고개가 아플 우려가 있으므로 좀 안 좋지만, 사실 키라는 건 큰 고려대상은 아니다.

근데, 정말 낳아서 키우는 게 빠를 정도로 이런 남자가 드물까? 두 팔로 안을 수 있을 정도의 몸매(=+= just friend에 나온 표현)만 되고, 얼굴이 웃는 상이고, 비디오게임과 담배를 멀리하면 되는데. 함께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고 명상을 하고 기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되는데. 이게 너무 꿈이 큰 건가? 으음. 하지만 이 이하로 눈을 낮추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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